“재밌게 본 영화, 알고 보니 광고였네?”…극장가 침투한 ‘브랜드 필름’
손석구 주연 ‘밤낚시’ 영화·광고 경계 허물어
‘스낵무비’ 수요 증가로 개봉 기회 확대
![영화 ‘식사이론’ [알바트로스 픽처스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1/ned/20250821104142372pwym.jpg)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존재감 없이 살아가는 7년 차 회사원 ‘경수’는 오늘도 무색무취의 일상을 보낸다. 유난히 쓸쓸한 퇴근길, 경수를 기다린 듯 눈앞에 한 식당의 불이 켜진다. 핀 조명이 내리쬐는 식탁에 올려진 한 장의 종이. 경수는 종이에 담긴 ‘비밀 레시피’가 이끄는 대로 불현듯 요리를 하기 시작한다. 완성된 접시에 놓인 것은 빨간 양념으로 조려진 치킨이다.
치킨만 먹었을 뿐인데, 이튿날부터 경수의 일상은 180도 달라진다. 동료들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심지어 경수의 짝사랑 상대 ‘유진’까지 그에게 호감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모르겠다. 유진의 호감이 경수를 향한 것인지, 아니면 ‘치킨’에 대한 건지.
지난 20일 개봉한 영화 ‘식사이론’은 평범한 직장인이 비밀의 치킨 레시피를 손에 넣으며 벌어지는 오피스 판타지 코미디다. 식품회사 롯데웰푸드가 기획하고 투자했다. 제목인 ‘식사이론’은 롯데웰푸드가 전개하는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이름이기도 하다. 황당한 B급 감성의 이야기가 담고 있는 것은 ‘식사이론’ 브랜드가 가진 세계관. 자세히 들여다보니 영화의 탈을 쓴 광고다.
![[알바트로스 픽처스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1/ned/20250821104142636mgzs.jpg)
영화는 직접적으로 PPL(간접광고)을 노출하지 않지만, 40분이란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에게 ‘식사이론’이란 브랜드의 이름을 뚜렷이 각인시킨다. 영화의 제작 의도는 여기에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흥행을 목적으로 만든 영화는 아니다. 식품업계에서 브랜드 필름을 극장에 개봉시킨 것은 처음”이라면서 “브랜드 자체가 제목이 된 영화이기에, 개봉을 통해서 브랜드의 인지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고 설명했다.
극장가에서 ‘브랜드 필름’의 개봉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와의 새로운 접점을 만들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비교적 러닝타임이 짧은 ‘스낵무비’에 대한 높아진 수요는 ‘브랜드 필름’ 제작이 이어지는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덕분에 ‘광고’지만 ‘광고’ 같지 않은 짧고 신선한 쇼트 필름의 개봉 기회가 늘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극장가에서 단편 영화의 수요가 의외로 많다. 2시간짜리 영화 사이에 잠깐씩 빈 시간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극장 입장에서는 버려지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라면서 “관객 입장에서는 천원 몇 장으로 부담스럽지 않고,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치 영화판 ‘숏폼’이라고 이해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영화 ‘밤낚시’ [현대차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1/ned/20250821104142908kqqy.jpg)
브랜드 필름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지난해 개봉한 손석구 주연의 단편 ‘밤낚시’다. 어두운 밤에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 다룬 13분짜리 단편 영화다. 러닝타임 10분 남짓한 단편 영화가 정식 개봉한 첫 사례이기도 하다. 티켓 가격은 1000원. 현대차가 처음으로 투자하고 만든 브랜드 필름이다.
‘밤낚시’는 ‘자동차의 시선’을 담은 새로운 시도로 광고와 영화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아이오닉5 차량에 부착된 7대의 카메라로 촬영했다. 영화는 제28회 캐나다 판타지아국제영화제에서 국제 단편 경쟁 부문 최고편집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올해 국제 광고제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를 포함해 5개 상을 받았다.
김정아 이노션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는 최근 현대자동차 UX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커피챗에서 “돈을 내고서라도 광고를 안 보고 싶은 시대에, 돈을 내고라도 보고 싶은 광고를 만들었다는 것이 이 캠페인의 의미”라면서 “현대차만이 만들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서 차량용 카메라를 활용한 영화가 탄생했다”고 밝혔다.
![영화 ‘3일’ [CGV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1/ned/20250821104143136uzpy.jpg)
‘밤낚시’를 연출한 문병곤 감독은 “현대차의 미션인 ‘휴머니티를 향한 진보’를 확장해 ‘인류는 물론 외계인까지 구한다’는 내용의 시나리오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초 CGV에서 단독 개봉한 유승호 주연의 영화 ‘3일’은 대명소노그룹의 장의관련 계열사 대명스테이션이 투자했다. 장례를 치르는 ‘3일’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 ‘3일’은 아들이 돌아가신 어머니의 삼일장을 아들이 치르면서 어머니가 남긴 마지막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이를 통해 희망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김순수 감독은 “3일이라는 시간을 통해 남겨진 사람이 슬픔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을 가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라며 “이 영화가 많은 분들께 작은 위로가 되길 희망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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