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K]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정보 접근권 보장해야

이자현 2025. 8. 2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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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청주] [앵커]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목숨을 끊은 이들에 대한 이른바 '자살 산업재해'의 실상과 한계, 어제 짚어드렸는데요.

피해자 측은 공식적으로 대응하고 싶어도. 본인의 사건 자료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 실태와 과제를 팩트체크 K, 이자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자치단체 공무원 A 씨는 동료들에게 괴롭힘과 갑질을 당했다면서 내부 감사 부서에 신고했습니다.

이후 사건 처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정보 공개를 청구했지만, 기관은 거부했습니다.

또 다른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던 B 씨는 상사의 괴롭힘을 신고했습니다.

B 씨는 조사 과정에 다른 지역으로 갈 건지, 같은 부서에서 계속 근무할 건지 선택하라고 요구받기도 했습니다.

가해 상사가 경징계 처분을 받자 B 씨는 인사위원회 회의록 등에 대해 정보 공개 청구와 행정 심판까지 제기했지만, 끝내 자료를 받지 못했습니다.

결국, 피해자 A 씨와 B 씨 모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KBS가 최근 5년 동안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와 유족이 공공기관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 1심 판결문 12건을 확보해 분석해봤습니다.

이들은 공공기관에 내부 조사·감사 보고서와 참고인·가해자 진술 조서, 징계 결과 등 사건의 핵심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각 기관은 '사생활 침해', '수사·감사의 공정성 저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등을 이유로 비공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12건 가운데 83%에 달하는 10건에 대해 자료 전부나 일부를 공개하라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피해 유족의 알 권리와 신뢰 회복이 중요하다", "자료를 공개해 얻는 피해자의 권리 구제 이익이 더 크다"고 판시했습니다.

피해자의 방어권 보장, 권리 구제가 사생활 보호 등 공공기관이 내세운 비공개 사유보다 우위에 있다고 본 겁니다.

피해자들이 자료를 받기까지 짧게는 5개월, 길게는 2년이 걸렸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보 공개에 소극적인 공공기관의 관행이 피해자의 권리 구제를 막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정진임/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소장 : "정보가 차단되면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첫 발자국을 떼기가 힘들어져요. 피해 노동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을 보호하기 위해서 비공개를 계속 남발한다고 볼 수 있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기관 지침에 권리 구제 정보 공개 기준을 반영하고, 피해자와 유족의 자료 접근권을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시합니다.

KBS 뉴스 이자현입니다.

촬영기자:최승원/그래픽:박소현

이자현 기자 (intere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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