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 예능' 되는 '미우새', 혁신 보다 보신 택했다 [IZE 진단]
아이즈 ize 신윤재(칼럼니스트)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는 지난 달 27일 멤버 김준호의 결혼식 장면을 공개했다. 큰 호텔 예식장에서 몇백 명의 하객이 참여한 김준호와 신부 김지민의 결혼식은 '미우새'에서 거의 녹화 중계되다시피 했다. 그들의 연애는 처음 짝이 생겼다고 김준호가 고백했을 당시부터 연애 에피소드 그리고 결혼 준비, 결혼식 에피소드까지 대서사시로 이어졌다.
그리고는 8월 첫 주 그들의 경주 신혼여행기도 공개됐다. 여기서 많은 시청자들이 의문을 품었을 것이다. '미우새'는 나이를 먹어도 아이처럼 보이는 연예인 자녀들을 둔 어머니들의 골치 아픈 사연이 정체성인 프로그램이다. 보통 어머니들을 머리 아프게 하는 것은 자녀들의 결혼이었다. 2016년 첫 방송 이후부터 9년 동안 줄기차게 혼기를 채운 노총각 연예인이나 노처녀 연예인이 프로그램을 메웠다.
그렇다면 한 출연자가 결혼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미우새'에서는 영광스러운 졸업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김준호는 결혼 이후에 신혼생활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신혼생활의 각종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는 곁가지일 뿐 출연자는 어머니의 숙원을 풀어줬다. 이상한 것은 김준호만이 아니다. 이미 다른 출연자 이상민은 지난 5월 결혼을 알리면서 혼인신고도 마쳤다.
최근 결혼을 발표한 김종국도 마찬가지다. 김종국은 최근 비연예인 예비신부와의 결혼을 알렸는데, '미우새' 측은 김종국의 결혼으로 인한 출연진의 조정 가능성에 "논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김종국의 하차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인데, 아직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김종국의 결혼식이 있고 난 뒤에도 김종국의 신혼 역시 공개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렇다면 벌써 '미우새'에는 유부남 연예인만 세 명 탄생하게 된다. 재혼에 성공한 이상민과 김준호 그리고 오랜 미혼생활을 청산하는 김종국이다. '노총각'이 '미우새'라는 공식이 9년에 걸쳐 굳어진 지금, 제작진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기묘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미우새'가 아닌 '동상이몽'의 느낌인 것이다.
이는 '미우새'와 실질적인 쌍둥이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는 스핀오프 '돌싱포맨'에도 해당한다. '돌싱포맨'은 제목에서부터 '돌아온 싱글'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지만, 현재로선 재혼한 이상민과 김준호가 하차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처음부터 '돌아온 싱글'들이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하고 결혼과 연애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초창기 콘셉트는 이제 아예 토크 프로그램으로 바뀌어 있다.
결혼이 목표였던 프로그램에서 결혼에 성공했지만, 출연자의 변동이 없는 상황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일단 프로그램의 인기 핵심이었던 출연자들을 교체하는 데서 오는 부담이 첫 번째로 예상된다. 이상민은 2017년 4월, 김종국은 2018년 2월, 김준호는 2020년 10월부터 '미우새'에 합류했다. 빚을 갚으면서 '궁색하다'는 뜻의 '궁상민'으로 불린 이상민과 특유의 자유분방한 생활양식을 보인 '개버지' 김준호 그리고 검은색을 좋아하며, 절약정신이 투철해 '짜다'는 뜻의 '짠종국'으로 불린 김종국은 프로그램의 오늘을 일궜다.
이들의 비슷한 시기 하차는 프로그램의 근간을 흔들 만한 뉴스다. 게다가 짧게는 5년, 길게는 8년까지 시청자와 익숙한 시청자인 데다 '미우새'가 중장년층 이상의 지지를 받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갑작스러운 변화는 익숙한 시청자와의 결별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들의 '미우새' 하차는 '돌싱포맨'의 근간도 흔든다. 결혼을 했기에 '미우새'에서 하차한다는 이야기는 '미우새' 못지않은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돌싱포맨'에서 이상민, 김준호의 근간을 흔들기 때문이다. 이제 더는 '싱글'이 아닌데 '돌아온 싱글' 대열에 합류하는 모양새가 이상해진다. 결국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후속 출연자의 스타성이나 화제성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멤버 개편으로 인한 리스크를 일단 방지하고 보자는 심리가 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러한 제작진의 고민이 '미우새'의 현재를 보여준다. 처음 관찰예능의 하나로 자녀인 연예인의 철없는 행동에 머리를 싸매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재미를 줬던 '미우새'는 일요일 저녁 시간 시청률에서 오랜 강자인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제치고 SBS 예능국에 승전보를 안겨줬다. 하지만 아들, 딸의 모습에서 작위적인 기획물의 냄새가 나고, 한 출연자의 결혼에 지나치게 천착하는 방향성을 보여준 순간 새로운 것을 원하는 시청자층은 빠르게 '미우새'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거기에 기존 출연자 중 유부남 출연자를 안고 간다는 계획 역시 이러한 부정적인 분위기에 기름을 부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예능의 롱런은 형식이나 구성의 지속력에도 있지만, 매번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끊임없는 쇄신과 혁신에도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거부하면서 자신들의 정해놓은 원칙까지 슬그머니 외면하는 '미우새'의 모습은 좋게 보려고 해도 그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미우새'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지금의 콘셉트를 어설프게 유지하면 당장 같은 채널의 프로그램 '동상이몽'과 다를 게 없어진다. 그렇다고 개편에 들어가면 앞서 밝힌 두 가지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미우새'를 어떻게 생각하고 다루느냐에 SBS 예능국이 지금 예능의 방향성을 어떻게 잡고 있는지 명명백백히 드러날 것이다.
혁신이 없이 두루뭉술하지만, 화제성이나 안정성은 보장되는 지금의 체제를 유지할 것인가. 대박이 될지 쪽박이 될지 모르는 변화로 나아갈 것인가. 어쩌면 이는 안정을 위주로 삼으며 새로운 것을 찾는 시청자들에게 더는 대안이 되지 못하는 지상파 예능의 부침 그 자체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가 돼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은퇴선언' 오승환 묵묵히 몸 만드는 중, 550번째 SV 가능성 열렸다 - 아이즈(ize)
- '영웅시대를 위한 단 하루'…임영웅 청음회 예매 오픈 - 아이즈(ize)
- "이준호 흥행 태풍온다"...'태풍상사' 대박 예감 대본 리딩 현장 - 아이즈(ize)
- '컨피던스맨 KR' 박민영, 박희순과 위풍당당 사기 듀오 변신 - 아이즈(ize)
- 임영웅, '뭉찬4'서 투트랙 활약...선수→감독 데뷔까지 '만능' - 아이즈(ize)
- 아린의 대반전 컴백 엔딩에 또 0%...'내여상', 시청률 굴욕 [종합] - 아이즈(ize)
- 양세종, ‘파인’에서 꺼내든 낯선 얼굴과 야망 없는 진심 [인터뷰] - 아이즈(ize)
- KBO 잔여경기의 유불리...'선두 경쟁' LG-한화, 막판 운명의 3연전 맞대결 - 아이즈(ize)
- 민희진 아니다..어도어, 이도경 신임 대표이사 선임 - 아이즈(ize)
- 아이브, 눈길 사로잡는 치명 매력 - 아이즈(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