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조의 아트홀릭] "미래가 돌아왔다! 20년 예술 여행기"

■ 글 : 정승조 아나운서 ■
오늘은 조금은 특별한 전시 이야기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미술은행 20주년 기념 전시인 ‘돌아온 미래’인데요.
"미래가 돌아왔다고?" 하고 살짝 의아해 하실 수도 있겠죠.
하지만 걱정마세요.
과거 예술가들이 실험하고 상상했던 것들이 우리 현실 속에서 새롭게 해석돼 돌아온 건데요.
김기린, 구정아, 성능경, 이건용, 듀킴까지 20년의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은요.
지금 이 순간 우리 앞에서 이야기를 건넵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나열한 게 아니에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시간 여행’을 체험하는 자리거든요.
특히 QR코드로 20년간 작품들의 발자취를 확인하고요.
눈앞의 작품을 보면서 미술은행의 여정을 느껴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럼 ‘돌아온 미래’ 속으로 함께 걸어 들어가 볼까요?
정승조의 아트홀릭은 미술은행 20주년 특별전 '돌아온 미래: 형태와 생각의 발현'을 기획한 '김종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를 만났습니다.
▮ 미술은행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를 기획하셨어요. 미술은행이 그동안 어떤 일들을 해왔는지 소개해 주신다면요.
2005년에 시작된 사업인데요. 우리나라 현대미술을 알리고 확산시키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현대미술 작품을 꾸준히 모으고, 또 이 작품들을 정부 기관이나 공공장소에 빌려주는 일을 해왔죠. 덕분에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만날 수 있었고요. 그래서 미술은행은 한국 현대미술의 중요한 동반자라고 할 수 있지요.
▮ ‘돌아온 미래’라는 전시 제목이 인상적이에요. 또 전시가 말하는 ‘미래’는 어떤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돌아온 미래'라는 제목은요.
과거 예술가들이 했던 실험적이고 앞서간 시도들이 지금 우리 현실 속에서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갖는지 묻는 말인데요. 예술가들의 상상이 단순히 과거에 머무른 게 아니라, 계속해서 새롭게 해석되고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하면서 오늘 우리 앞에 다시 돌아온 거죠.
전시에선 김기린, 구정아, 성능경, 이건용, 듀킴 같은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 ‘미래’의 모습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관람객들은 과거의 작품을 보면서요. 동시에 지금의 시대를 비춰보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예술이 얼마나 끝없이 진화하고 확장될 수 있는지 체감하게 됩니다.
결국 이 전시는 미술은행이 지난 20년 동안 모아온 소장품들이 그냥 기록용으로 머무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호흡하는 ‘살아있는 예술’이라는 걸 보여주는 자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전시에선 미술은행 소장품 중 55점을 소개하는데요. 전체 구성을 어떤 기준으로 하셨나요?

이번 전시가 재밌는 건요. QR코드로 55점의 작품 대여 이력을 아카이브화를 하고요. 그중 10점을 실제로 전시장에 꺼내놨다는 겁니다.
QR코드를 통해 작품이 지난 20년 동안 전국 곳곳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한눈에 볼 수 있는데요. 단순히 소장에 그치지 않고요. 예술과 사회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해왔다는 걸 보여주는 거죠.
그리고 엄선된 10점의 실제 작품은 미술은행의 가치를 상징하는 대표작들입니다. 직접 눈으로 보면서 미술은행이 걸어온 20년의 성과를 관객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 그중에서도 전시를 대표할 만한 작품 한두 점만 꼽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시선을 끄는 작업이 많았거든요.
사실 특정 작품 한두 점만 꼽기가 어려워요.
왜냐하면 20년 동안 미술은행이 모아온 53점의 작품들이 저마다 다른 의미와 중요성을 담고 있기 때문인데요. 각각의 작품들이 모여서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보여주고 서로 연결되면서 ‘돌아온 미래’라는 전시의 큰 주제를 완성합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는 ‘이 작품 하나를 꼭 보세요’라는 추천보다는요. 작품들이 함께 던지는 메시지에 귀 기울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그 메시지는 바로 '미래는 이미 우리 안에 있고, 예술은 그 미래를 발견하고 확장하는 열쇠가 된다'는 겁니다.
특히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건 ‘참여와 공감’인데요. 아트홀릭 독자들께서 관람하실 때 이 두 가지 키워드를 마음에 두시면 전시가 훨씬 더 깊이 다가올 겁니다.
▮ 김수자 작가의 작품도 눈길을 끌더군요. 천이라는 재료가 공간 안에서 시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더라고요.

작품은 화려한 천으로 몸을 감싸서 마치 ‘보따리’처럼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 보따리 같은 몸이 단순한 형상이 아니라, 안과 밖, 개인과 사회, 드러냄과 숨김 사이의 긴장감을 보여주죠.
천 속에 감춰진 신체는 하나의 상징인데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회적 규범이나 문화 속에서 정체성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변해가는지를 이야기하는 거지요.
겉으론 움직임이 없는 인물의 자세지만요.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퍼포먼스의 흔적, 시간의 흐름, 그리고 겹쳐진 공간이 담겨 있습니다. 관람객은 이 작품 앞에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묻게 되죠. '나는 지금 어떤 사회적 기준 속에 묶여 있고, 그 안에서 숨겨진 내 진짜 모습은 무엇일까?’' 하고 말입니다.
▮ 신미경 작가의 비누 조각 작품은 가까이서 보니까 더 흥미로웠어요. 고전 조각 같은 형식인데요. 재료는 '비누'이고요.

신미경 작가의 작품 'TPS-004'는 ‘토일렛 프로젝트’라는 연작 중 하나인데요. 일상적인 재료인 비누를 가지고 물질성과 시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업입니다.
작가는 유럽 고전 조각상을 본뜬 비누 조각을 실제 화장실에 설치해 두고요. 관람객이 손 씻을 때 직접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러니까 작품의 완성 과정에 관람자의 행동이 그대로 개입되는 거죠.
비누 조각은 계속 사용되면서 조금씩 닳고 결국 원래의 형태가 무너집니다. 작가는 그 마모된 조각을 그대로 회수해서 전시장에 다시 전시하는데요. 더 이상 완벽한 조각의 모습은 아니지만, 그 안에는 시간의 흔적과 사용의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TPS-004'는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 ‘유물’ 같은 개념과 쉽게 닳아 없어지는 ‘비누’의 속성 사이에서 생겨나는 긴장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예술과 일상의 경계, 보존과 소멸, 감상과 소비의 의미를 다시 묻죠.
결국 이 작품은 ‘예술은 그냥 바라보는 대상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걸 체험하게 해줍니다.
▮ 전시는 단순히 작품을 나열한 게 아니라 하나의 흐름을 갖고 있더라고요. 아트홀릭 독자들에게 ‘이렇게 보면 좋다’ 하는 감상 팁이 있을까요?

이번 전시는 ‘시간의 순환’과 ‘미래적 상상’이라는 콘셉트를 공간과 작품 배치에 그대로 담아냈어요.
1부에서는 과거 작품이 지금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보여주기 위해서요. 시대도 장르도 다양한 작품들을 한 공간에 나란히 배치했어요. 과거의 실험이 지금의 예술, 나아가 미래의 예술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죠.
2부는 미술은행이 걸어온 20년을 돌아보는 공간인데요. 아카이브 자료와 연표, 인터뷰 영상 등으로 구성해서요. 그동안의 발자취를 되짚어볼 수 있는 회고적인 공간이랍니다.
3부에서는 과거의 기록이 현재 기술, 예를 들면 미디어 캔버스나 미디어 폴을 통해 새롭게 재현돼요. 그래서 과거의 기억이 지금 살아 움직이고 미래로 이어질 수 있는 ‘시간의 순환’을 직접 경험할 수 있죠. 과거에서 현재, 그리고 미래로 이어지는 연결감을 전시 공간 속에서 몸으로 느껴볼 수 있어요.
이번 특별전은 잠시 일상에서 벗어나 예술적 영감을 얻고요. 상상력을 마음껏 펼치는 시간이 될 거예요. 미술은행이 지난 20년 동안 쌓아온 가치와 의미를 느끼고, 예술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고민해 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아트홀릭 독자들의 많은 관심과 발걸음 부탁드려요.
(사진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 미술은행 20주년 특별전 '돌아온 미래: 형태와 생각의 발현'
-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청주 3층, 개방수장고
- 일정: ~ 2026. 7. 31
- 관람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 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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