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말고 ‘0시 대전’ 즐기러… 9일 동안 216만명 모였다[로컬인사이드]
4021억 직·간접 경제효과 창출
원도심 1㎞ 구간 차없는 거리로
도시·체험형 여행 선호 MZ저격
‘꿈씨 패밀리’ 캐릭터도 맹활약
“타도시 벤치마킹 행렬 줄이어”

대전=김창희 기자
축제가 도시를 바꿀 수 있을까? 대전이 최근 여행 오고 싶은 도시, 웨이팅의 도시, 꿀잼·완잼 도시로 거듭나면서 그 중심에 있는 ‘대전 0시 축제’의 성공 비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최근 각종 관광통계를 살펴보면, 대전이 얼마나 ‘핫’한 도시로 뜨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대전은 글로벌 디지털 여행플랫폼 아고다가 지난 7월 발표한 아시아 최고 가성비 여행지로 국내 도시 중 유일하게 9위에 올랐다. 2023년 대비 2025년 국내 여행지 점유율 증가 전국 1위(컨슈머인사이트 5월 발표), 5월 황금연휴 숙박 예약 건수 증가 전국 1위(온라인 여행기업 놀유니버스 4월 발표), 2024년 방문객 전년 대비 3.2% 증가(한국관광공사 데이터랩 발표) 등의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아시아 최고 가성비 여행지로 떠오른 도시 대전, 그 중심에는 전국구 빵집 ‘성심당’의 대활약과 함께 0시 축제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전시는 최근 9일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린 올해 0시 축제에 216만 명이 방문해 4021억 원의 직·간접 경제 효과를 창출하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올해 축제 예산은 47억 원으로 투자액의 86배에 달하는 승수 효과를 창출한 셈이다. 최근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관광공사가 집계한 대전 8월 외지인 방문객 통계도 외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0시 축제의 효능감을 입증한다. 축제가 없던 2022년 8월 636만 명이던 대전 방문객은 축제 첫해인 2023년 690만 명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고, 2024년 717만 명으로 다시 3.9%가 늘었다. 인구가 2014년 153만 명에서 현재 143만 명으로 떨어지며 인구 감소 위기에 있는 대전으로서는 축제와 관광을 통한 생활인구 증가로 지역경제의 활로를 모색할 수 있는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한 셈이다.
올해 3년차를 맞은 0시 축제는 모두가 휴가지로 떠나는 한여름 밤, 거꾸로 도심에서 야간 축제와 바캉스(축캉스)를 즐기자는 역발상으로 2023년 8월 첫선을 보였다. 대전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영국 에든버러처럼 세계적인 축제 콘텐츠를 가진 도시로 도약해 보자는 비전도 담았다. 명칭은 대전을 상징하는 가요 ‘대전블루스’의 가사 ‘대전발 0시 50분’에서 따왔다. 무더위가 극성을 부리는 8월 휴가철은 전통시장 등 모든 소상공인이 손님이 없어 가장 힘든 시기.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원도심 야간 경기가 위축될 대로 위축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승부수였다. 1500여 개의 지역 축제가 대부분 봄·가을에 편중된 점도 공략했다. 옛 충남도청에서 대전역까지 중앙로 1㎞ 구간을 차 없는 거리로 운영하면서 교통 불편이 우려됐지만 교통량이 연중 최저인 방학철이자 휴가철 시기를 활용해 불편을 최소화했다. 전효진 대전시 관광진흥과 과장은 “MZ세대들이 산·바다 등 자연·휴양형 여행을 선호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전통시장과 지역축제 등 도시·체험형 여행 자원을 더 선호하는 여행 트렌드 변화도 0시 축제라는 메가 이벤트 개최의 좋은 착안점이 됐다”고 말했다.
0시 축제는 대전을 ‘여행하기 좋은 도시’로 알리는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과거 대전의 대표 축제로는 사이언스페스티벌, 대규모 예산이 투입된 2019∼2021년 대전 방문의 해 행사 등이 있었지만 ‘노잼 도시’ ‘성심당 말고는 볼 게 없는 도시’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 정치권 간의 0시 축제를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진영 간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지만, 오히려 0시 축제의 성공 포인트를 배우기 위해 타 자치단체들의 벤치마킹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광주민방 KBC는 최근 대전 0시 축제의 성공 사례를 심층 보도하는 15분짜리 시사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송하기도 했다.
전 과장은 “타 시도 축제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0시 축제의 규모, 안전, 청결, 바가지요금 관리 등에 놀란다”며 “축제 현장 CCTV망을 통해 단위면적당 인파 밀집도를 자동 인식해 인파 관리를 하는 인공지능(AI) 선별 관제시스템 등 과도할 정도로 철저한 사전 준비로 3년째 안전사고가 단 1건도 없는 축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 현장인 은행동·대흥동·중앙시장·역전 등 원도심 9개 상인회와 철저한 협력망 구축도 축제 성공의 밑바탕이 됐다.
0시 축제의 성공과 대전 여행 붐을 이끄는 또 다른 주인공은 대전의 대표 캐릭터인 ‘꿈씨 패밀리’다. 잊어져 오던 꿈돌이 캐릭터는 이장우 대전시장의 제안으로 2023년 12월 꿈돌이 꿈순이 등 3대 가족 캐릭터로 부활했다. 1993년 대전 엑스포 이후 3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대전 꿈돌이 캐릭터는 지역 관광의 지각변동을 이끌면서 0시 축제 현장에서도 방문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맹활약했다. 장인식 우송정보대 호텔관광과 교수는 “최근 ‘비판을 위한 비판’ 같은 진영 갈등도 감지된다”며 “성장통을 극복하고 축제의 순기능인 도시 정체성 확립, 문화복지 향유 기회 제공, 잠재가치를 통한 지역성장 수단화 등의 기능을 지속 가능하게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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