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중국이 하지 않는 다른 길 찾아야”…머리 맞댄 석화업계, 돌파구 모색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2025. 8. 2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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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식에서 모두 발언을 마치고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중국이 하지 않는 다른 길(고부가가치·친환경 제품)로 가야 한다. 우리가 하면 중국이 또 쫓아오니까 계속 빠른 속도로 도망가야 한다.”

남정운 한화솔루션 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재도약을 위한 산업계 사업 재편 자율협약식’에서 중국의 저가 석유화학 물량 공세를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 사장은 석유화학업계 사업 재편에 따른 감산 규모에 대해 “우리 공장은 끌 건 껐고, 잘할 수 있는 것만 하고 있다”며 “이미 방향을 잡고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GS칼텍스, DL케미칼, 대한유화, HD현대케미칼,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솔루션, 한화토탈에너지스, 에쓰오일, LG화학 등 10개 주요 석유화학 기업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적자가 지속되고 공장가동률이 60%대까지 추락하는 등 위기에 빠진 석유화학산업을 살리기 위해 과감한 구조 개편을 추진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정부는 ‘최대 370만t 규모의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구체적인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라’는 가이드라인과 협상 시간표까지 제시했다. 앞으로 석유화학 기업들 간 물밑 협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이지만, 복잡한 사업적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사업 재편 결과물을 내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국내 주요 석화 업체들의 대형 NCC는 주로 100만~130만t 규모다. 이번 정부 목표량은 약 3개의 NCC를 철거하라는 뜻과 같다. 여수·대산·울산 등 3개 대형 산업단지에서 대기업 NCC를 1개씩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석유화학 기업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협상에 나서겠지만 공장을 갑자기 멈추거나 자산을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다”면서 협상 과정이 길어질 수 있다고 했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정부 방침에서 공정거래법 예외 적용, 보편적이면서 직접적인 지원책, 협상 미이행 시 제재 등 강력한 정책 수단이 빠진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중국에서 새로운 게 들어올 수 있으니 관세 장벽이 필요하다고 얘기했고, 공정거래위원회 이슈도 풀어달라는 얘기도 있었다”며 “각자 그동안 이야기했던 내용을 다 한 번씩 얘기했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공정거래법이 인수·합병 등 업계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엄 부회장은 “전기료가 부담된다는 건의도 있었다”며 “기본적으로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는 것에 큰 틀에서 공감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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