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지대 돌파, 경사면 사격… 폴란드 사로잡은 K2 전차 비결은 기동력·명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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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 공장의 주행시험장.
이날 현대로템이 기동 시범을 선보인 K2 전차는 최근 폴란드에 두 번째 수출이 확정됐다.
최우석 현대로템 폴란드PM 1팀장은 "국내에선 2㎞밖에 시험을 못 했는데, 지난해 3월 폴란드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훈련에 참가한 K2 전차가 최대 5㎞ 떨어진 표적도 100% 명중시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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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적용된 현수장치 기술 덕에
다양한 자세와 고난도 사격 가능
5㎞ 떨어진 표적도 100% 명중
수심 4m 잠수, 6초 내 재사격도

지난 14일 경남 창원시 현대로템 공장의 주행시험장. 고출력 1,500마력 디젤 엔진의 육중한 배기음과 함께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K2 전차가 제자리에서 90도로 신속하게 방향을 틀었다. 양쪽 궤도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시켜 움직이는 '피벗 턴' 기동이다. 좁은 공간이나 장애물이 많은 전장에서 빠르게 방향을 전환해 즉각 공격과 방어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엔진음이 사그라들더니 '위잉' 하는 기계음이 들리고, 전차 전방부가 지면을 향해 고꾸라질 듯 기울어졌다. K2 전차만이 보유한 자세제어 기술인데, 승용차의 서스펜션과 비슷한 '유기압식 현수장치'(ISU) 덕분에 가능하다. 이 기술로 진동과 충격을 흡수해 승무원의 피로감을 덜고, 전술 상황에 맞게 다양한 자세를 구현한다. 전후방, 좌·우측을 구분해 차체를 기울일 수 있고, 상하 높이 조절도 된다. 또 차체를 낮춰 숨거나 경사면에서 각도에 따라 자세를 제어할 수 있어 다른 전차들은 시도도 어려운 지형에서 안정적인 사격이 가능하다.
독일 전차 제치고 대통령도 호평
이날 현대로템이 기동 시범을 선보인 K2 전차는 최근 폴란드에 두 번째 수출이 확정됐다. 2022년 폴란드와 1차 계약(약 33억 달러 규모)에 이어 지난 1일 2차 계약(65억 달러)에 서명했다. 2차 수출을 계기로 이날 기자 초청 미디어 데이를 연 현대로템 측은 K2 전차가 독일 전차 '레오파드'를 제치고 최종 선택을 받은 데는 뛰어난 기동성과 명중률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먼저 기동성 측면에서는 ISU 기술로 차체를 띄우는 동시에, 경쟁 모델보다 가벼운 무게, 강력한 엔진 성능, 궤도 장력 조절 장치를 이용해 폴란드 동부와 벨라루스 국경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한 늪지대를 무리 없이 통과해냈다. 폴란드엔 하천과 호수, 습지가 곳곳에 있는데, K2 전차는 별도 장비 없이 수심 4.1m까지 잠수 도하가 가능해 경쟁 모델을 압도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사격 명중률도 폴란드에서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최우석 현대로템 폴란드PM 1팀장은 "국내에선 2㎞밖에 시험을 못 했는데, 지난해 3월 폴란드에서 진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훈련에 참가한 K2 전차가 최대 5㎞ 떨어진 표적도 100% 명중시켰다"고 전했다. 목표 자동 추적 기능 같은 정밀한 사격통제 장치, 차체 안정성, 3㎞ 넘는 거리에서도 조준 가능한 60배 조준경 등이 제 몫을 톡톡히 한 덕이다. 또 K2는 자동장전 장치를 채택해 경쟁 모델 대비 승무원 1명을 줄였고, 재사격도 6초 이내에 가능하다.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달 취임식에서 "한국 기술을 전폭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2030년 인공지능 탑재 K2 나온다"
현대로템의 K2 완성차 수출은 폴란드가 처음이다. 2차 계약은 2033년까지 한국군 사양의 수출 모델 K2GF 116대와 폴란드형 K2PL 64대, K2 기반 계열전차(구난전차, 개척전차, 교량전차) 81대를 납품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PL버전은 현지 업체 '부마르'를 통해 기술이전과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다. PL버전에는 개량된 하드킬 능동방호 장치와 재머가 장착돼 적의 대전차 유도 미사일과 드론 위협에 대응하는 역량을 키운다. 원격사격 통제체계가 탑재되고 성능이 개선된 특수 장갑이 적용된다.

현대로템은 폴란드를 근간으로 루마니아와 중동 국가들에 K2 수출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이정엽 현대로템 디펜스솔루션본부장 부사장은 "2030년까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표적 탐지와 전장 환경 인식 기술을 전차에 탑재할 것"이라며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협력도 강화해 자율주행과 수소 기술을 결합한 유·무인 복합체계를 선도하고 2035년 글로벌 지상 무기체계 5위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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