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 라떼와 유선 이어폰, 요즘 남자의 뉴 코드

이설희 기자 2025. 8. 21.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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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겐남을 잇는 요즘 남자들의 연출된 감성, 전 세계를 강타 중인 '퍼포머티브 메일'에 대하여.

[우먼센스] 우연히 목격한 한 남자가 유선 이어폰을 끼고 말차 라떼를 마시며 옆에 둔 라부부 키링이 달린 코튼백에서 한 권의 종이책까지 꺼내 들었다면? 에겐남 트렌트를 누르고 새롭게 등장한 요즘 남자들의 추구미, 바로 퍼포머티브 메일(Performative Male)의 등장이다.

사진 출처=gettyimages, gettyimagesbank, apple, Lee, 팝마트, 알라딘

퍼포머티브 메일이란?

최근 남성들의 새로운 추구미로 등장한 퍼포머티브 메일이란 말차라떼, 유선 이어폰, 유행 중인 책 등 남성치고는 제법 트렌디하고 감성적인 취향을 실제로 좋아해서라기보다 보여주기 식으로 연출하는 남성을 뜻한다.

이는 여성들에게 자신의 유니크한 매력을 어필하기 위해 작위적으로 꾸민 남성을 비꼬는 뜻 또한 내포하고 있어 이를 풍자하는 재미있는 밈까지 등장하며 현재 여러 소셜미디어를 강타 중이다.

@bluecages

 전 세계를 강타한 '밈'의 힘

간단히 말해, '보여주기용 감성 남자'라는 뜻의 퍼포머티브 메일은 진짜 취향이 아니라 그냥 멋있어 보이기 위해 스타일링을 완성한 남자들을 뜻한다. 이 트렌드는  2025년 소비 열풍을 일으킨 라부부 인형 키링, 말차 라떼 등과 맞물리며 밈 또한 확산되기 시작했다. 

심지어 미국 시카고 위커파크에서는 지난 9일 '퍼포머티브 남성 콘테스트'가 열려 80여 명이 참가해 화제를 모으기도. 참가자들은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 같은 여성향 도서를 들고나와 과장된 연출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대회 우승자 마커스 저니건은 LP 플레이어와 함께 미국 인디팝 밴드 더 마리아스의 <서브마린> 바이닐을 상으로 받았다.

@wonjong

퍼포머티브 메일의 아이콘들

그렇다면, 이 트렌드를 대표하는 인물들은 누가 있을까. 첫 번째로는 영국 뮤지션이자 배우인 해리 스타일스. 무심한 듯 세련되게 연출된 젠더리스 패션과 말차 라떼, 줄 이어폰까지, 해리 스타일스는 퍼포머티브 메일이 추구하는 가장 전형적인 스타일링을 보여준다.

두번째는 바로 미국 배우 티모시 샬라메다. 섬세한 듯 예민해 보이는 외향과 함께 예술적 감수성까지 더해진 그는 퍼포머티브 메일의 교과서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배우 홍경과 이종원이 퍼포머티브 메일들의 롤모델이 아닐까. 부드러운 외모에 감각적인 취향과 스타일링 그리고 감성 가득한 인스타 피드까지. 트렌드와 함께 유니크한 취향까지 중요시하는 많은 남성들 워너비인 이 둘은 여심은 물론 남심까지 사로잡은지 오래다. 

출처=영화

그렇다면, 에겐남과 퍼포머티브 메일은 차이는?

기존의 '에겐남'(에스트로겐 남성)은 감정과 내면을 중요시하는 수동적이고 부드러운 남성 유형이었다면, 퍼포머티브 메일은 연출의 의도성이 핵심이다. 에겐남은 진짜 감성적인 성향을 가진 반면, 퍼포머티브 메일은 그런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연출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여준다. 

물론 이런 퍼포머티브한 행동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관심사 없이 그저 겉모습만 따라 하는 것처럼 보일 때는 속 빈 강정처럼 느껴진다는 지적도 나올 수밖에 없다.

@dlehdgnl
@feliciathegoat

트렌드와 사회 현상 그 사이

지금 유행 중인 퍼포머티브 메일 트렌드는 단순한 밈을 넘어 현대 남성들의 정체성 탐구와 젠더 표현의 다양화를 보여주는 사회 현상이기도 하다.

무심한 듯 연출된 젠더리스 패션과 감성적 취향으로 무장한 이들이 과연 에겐남보다 더 진화된 형태의 새로운 남성상을 제시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클리셰가 되어 잊혀질 것인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이설희 기자 seherhee@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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