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도 걱정, 가물어도 걱정" 농어촌 물길 지키는 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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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도 걱정, 가물어도 걱정입니다."
폭우에도 가뭄에도 농어촌의 물길을 지키는 세 남자,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 현장대응팀의 말이다.
이민수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장은 "기후 위기로 수해와 가뭄 예측이 더 어려워졌지만 '우리가 늦으면 농어민의 한 해가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수리 시설 관리와 용수의 안정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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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기후 변화에 늘 긴장"
"우리가 늦으면 농민 한 해 무너져"

"비가 와도 걱정, 가물어도 걱정입니다."
폭우에도 가뭄에도 농어촌의 물길을 지키는 세 남자,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 현장대응팀의 말이다. 기후 변화로 홍수와 가뭄의 주기가 뒤엉켜 날씨 예측은 어렵고, 농어촌 삶의 현장도 예측 불허이다. 불확실하고 변화무쌍한 기후에 늘 긴장하는 그들을 지난 1일 충남 공주시 탄천면 장선배수장에서 만났다.
섭씨 35도가 넘는 폭염에 세 남자는 고무장화까지 신고 갈퀴질에 여념이 없다. 공사 소속 손찬구(46) 차장, 오귀영(31)·임효준(31) 대리는 이날 새벽 호우로 떠내려온 이물질로 막힌 배수구 정비에 한창이다. 비 오듯 땀을 쏟아낸 손 차장은 "폭우 뒤엔 무엇보다 원활한 배수가 중요하다"며 "제때 물길을 터주지 않으면 역류 피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대리도 "집중호우에 수백 헥타르(ha·만㎡)의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건 순식간이라 잠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여름철 폭우를 여러 번 겪은 이들에게도 지난달 폭우는 악몽으로 남았다. 지난달 17일에만 예산군, 아산시 등 충남 서부에 3시간 동안 232㎜의 폭우가 내릴 정도였다. 500년 빈도의 폭우에 하천 제방과 농수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범람 위기에 놓인 저수지로 가장 먼저 달려갔던 이순보(56) 한국농어촌공사 예산지사장은 "30년 가까이 공사에 근무하면서 그런 엄청난 비는 처음 겪었다"며 "거친 물살이 좀 무섭기도 했지만, '저수지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일단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그는 "충남지역 공사 직원 30여 명이 최초 범람지, 펌프 가동 상황 등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톡방(단체 대화방)에 실시간 공유하고 빠르게 대책을 세운 덕에 인명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난달 16일 생일이었던 손 차장도 폭우 특보에 긴급출동했다. 그의 가족은 주인공 없는 생일상을 차리게 됐다. 그는 "펌프 한 대가 가동이 안 돼 수십 ha의 농경지가 수몰되기도 하는데, 편안하게 생일상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가뭄이 지속될 때도 농어촌공사 직원에게는 총동원령이 내려진다. 농사에 지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지사장은 "가뭄 때는 하천에 임시 물막이를 설치하고 이동식 양수기를 돌려서 물을 보충한다"며 "물 손실을 줄이기 위해 '4일 급수, 3일 단수' 방식의 '간단관개'를 시행하거나 배수장 안에 간이 양수장을 두기도 한다"고 전했다.
기후위기로 급변하는 날씨에 농어촌의 대응을 돕기 위해 공사는 정보통신기술(ICT)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ICT 기반 재해 관측·저수위 예측 체계를 도입한 것.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과 청정 용수 공급으로 가뭄·홍수 대응력을 높여 '물 걱정 없는 농어촌'을 만드는 게 목표라는 설명이다.
이민수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장은 "기후 위기로 수해와 가뭄 예측이 더 어려워졌지만 '우리가 늦으면 농어민의 한 해가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수리 시설 관리와 용수의 안정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주=글·사진 윤형권 기자 yhknew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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