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는데 세금정책 안 쓴단건 오산” 더 센 대책 예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집값 잡는 데 세금을 쓰지 않는다는 건 오산”이라고 밝혔다. 세금을 통한 수요 억제책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세금으로 집값 잡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 실장은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재계 우려에 대해선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갈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법을 고치면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란봉투법을 강행 처리한다.
김 실장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거 복지가 제일 중요하다. 수단이 제한돼선 안 된다”며 “(이 대통령의 후보 시절 발언은) 세금을 활용해서까지 집값 잡는 상황이 이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 아니겠냐”고 했다. 이어 “‘세금을 쓰지 않겠다’ 했으니 (정책의) 손발을 묶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한 오산”이라고 했다. 정부는 조만간 추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 실장은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한 부처 간 협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책’을 내놓은 상태다. 대책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공급 부족’ 우려로 상승세 자체를 꺾지는 못했다. 공급 대책을 새로 마련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문재인 정부 때 발표한 3기 신도시도 아직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 상황이라 시장에서는 실효성 있는 공급 대책이 나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큰 편이다. 이날 김 실장의 발언은 공급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세금 등 수요 억제책도 쓰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실장은 공공기관 통폐합과 관련해서는 “(이재명 대통령께서) 오늘 또 별도 지시를 하셨다”며 “‘공공기관 통폐합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그래서 비서실장 주재 TF를 만들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통폐합 TF 팀장은 강훈식 비서실장이 맡고, 김 정책실장과 우상호 정무수석 등도 함께 논의에 참여한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공공기관이 너무 많아 숫자를 못 세겠다”며 통폐합을 지시한 바 있다.
공공기관 통폐합 1순위 대상은 발전 공기업이 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화석연료 시대 (발전원과) 신재생에너지는 발전원 체계 자체가 달라 어프로치(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질수록 발전 공기업 형태도 달라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 공기업과 LH 등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도 통폐합 우선 대상으로 지목됐다. 김 실장은 “공공기관 평가 체계를 바꾸는 문제와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포함해서 할 일이 많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는 “우려의 상당 부분은 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근로자에게도 원청에 대한 교섭권을 주고, 파업 등 쟁의 행위 대상에 ‘근로조건의 결정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 판단’ ‘사용자의 명백한 단체협약 위반’을 추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와 주한유럽상공회의소는 법 통과 시 “한국 사업 철수”를 경고하기도 했다.
김 실장은 노란봉투법 탓에 주요 기업이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 “만약 (산업계가 우려하는) 그런 상황이 되면 (법을) 다시 개정하면 된다”고 했다. 재계가 반대하는 상법 2차 개정안에 대해서도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인 기업 지배 구조를 바로잡는 조치”라며 “후진국형 제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작업”이라고 했다.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이익은 본인들이 킵(keep, 유지)하고 몇 년 후 손실만 사회나 채권으로 넘기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먼저 확실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지원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대 의제 중 하나로 꼽히는 관세 협상에 대해선 “우리 정부는 (큰 틀의) 통상 협상이 지난달 31일 이미 마무리됐으니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통상을 논의하지 않거나 간단한 이행 계획만 다루자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날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를 포함해 자국 내 공장을 짓는 반도체 기업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에 대한 질문에는 “금시초문이고, 해당 기업들도 전혀 모르고 있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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