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잃은 갈매기, 묘수는 없나

김하진 기자 2025. 8. 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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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 I 롯데 자이언츠 제공


젊은 타자들 집단 슬럼프
8월 팀 타율 0.209 꼴찌


코치진 보직이동 ‘칼’ 빼고
문책성 교체도 했지만…
20년만에 9연패 PS행 비상


20년 만의 굴욕적인 기록이 결국 등장했다.

롯데는 지난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원정 경기에서 2-5로 패하며 9연패에 빠졌다.

롯데의 9연패는 2005년 6월5일 수원 현대전부터 14일 마산 두산전까지 기록한 이후 20년 2개월 5일 만이다. 무려 7371일 만에 어두운 과거의 기록을 가져왔다.



연패 탈출을 위해 김태형 롯데 감독이 선수단에 간접적으로 메시지까지 보낸 터였다. 이날 경기 전 김민호 벤치코치를 2군으로 보내고 잔류군 총괄로 있던 김민재 코치를 1군 벤치 코치로 불러올려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경기 중에는 과감한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2회 1사 1·2루 타석에 나선 김민성이 3구 삼진으로 물러나자 바로 2회말 수비를 앞두고 박찬형과 교체시켰다.

그럼에도 선수단은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롯데는 LG보다 1개 많은 10안타를 쳤다. 그러나 잔루가 12개에 달했다. 결국은 해결사의 부재가 패배로 이어졌다. 연패 기간 풀어내지 못한 숙제이기도 하다.

롯데 고승민(왼쪽)과 윤동희.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해 시즌 막판 5위 싸움을 하다 결국 정규시즌 7위로 마무리한 롯데는 마무리 훈련부터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기본기를 다지고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시즌 초반부터 노력의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았음에도 새로운 얼굴들이 그 자리를 채우며 두터워진 선수층을 확인하기도 했다. 롯데는 선두권을 달리면서 당시 2위였던 LG와 1경기 차 3위로 전반기를 마쳐 8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 희망을 밝혔다. 전반기 타율 0.280으로 리그 1위를 기록하며 강한 타선을 내세운 덕분이다.

하지만 정작 가장 집중해야할 시기에 선수들의 기량은 훅 떨어지고 있다. 8월 들어 타자들이 집단 슬럼프에 빠졌다. 1군에서 3시즌 동안 풀타임 경험을 쌓은 윤동희가 8월 타율 0.143으로 부진에 빠졌고 손호영도 0.164, 고승민이 0.211, 황성빈이 0.222 등으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8월 롯데의 팀 타율은 0.209로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국내 타자들과 함께 외인 타자 레이예스 역시 월간 타율 0.255에 머물고 있다. 강점인 타격이 약해지니 이길 힘이 사라졌다.

슬럼프를 빨리 벗어나는 비결은 결국 경험이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대부분 젊은 타자들로 구성돼 있다. 부상 중인 베테랑 전준우는 합류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가을야구 청부사’로 불리는 김태형 감독도 쉽사리 활로를 찾기 어려운 실정이다.

롯데는 19일 패배했지만 4위 SSG 역시 패해 3위를 지켰다. 그러나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서는 이 긴 연패가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2005년에도 그랬다. 당시 양상문 전 감독(현 한화 투수코치)이 이끌었던 롯데는 2004년까지 4시즌 연속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2005년 초반부터 선전했다. 5월 말에는 2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6월 9연패를 당한 뒤 순위가 떨어지면서 정규시즌을 5위로 아쉽게 마쳤다. 당시 가을야구는 ‘4강’ 체제였다. 그 해 선발 투수 손민한이 18승7패 평균자책 2.46의 어마어마한 성적을 내고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수상했으나 롯데는 가을야구 염원을 풀지 못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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