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반탄' 우세에 PK 지방선거 출마자 셈법 분주 [정가 티타임]
장동혁, 극단적 인사 우선
새 피 수혈 난망·현역 유리
중앙당 차원 지원 기대 못 해
시당 주도 물갈이 공천 필요

하루 앞으로 다가온 8·22 전당대회를 지켜보는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예비 출마자들의 심경이 복잡다단하다. 내년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하게 될 차기 당대표의 공천 방침에 따라 각자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는 데다, 특히 ‘반탄’(윤석열 탄핵 반대) 후보들로 새 지도부가 꾸려질 공산이 커지면서 이런 흐름이 내년 PK 지선 향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지금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달려온 김문수 후보는 이번 전대에서 ‘당원 중심 정당’을 표방하면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공약으로 ‘상향식 공천’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총선에 비해 ‘조직 선거’가 판세를 좌우하는 지선에서 상향식 공천을 할 경우, 구청장·시의원 등 현직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초자지단체 단위 선거의 경우 현직보다 인지도 높은 도전자도 거의 없고, 조직은 더더욱 약하기 때문에 부산 경선에서 비현역이 현역을 이긴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사실상 현직 잔치가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상향식 공천으로 밀실·계파 공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청년·여성 등 새 인물이 충원될 여지는 크게 제한될 수 있다. 이런 흐름은 국민의힘 전체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을 저해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후보와 같은 ‘반탄’이면서 더 강경한 장동혁 후보는 최근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 등을 계기로 지지율이 상승 추세다. 김 후보와 같이 결선에 진출하면 접전 양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장 후보의 경우, 계엄과 탄핵에 대해 ‘아스팔트 우파’와 같은 시각을 보이고 있다. 그는 특히 전날(19일) 당대표 TV토론에서 한동훈 전 대표보다 전한길 씨를 공천하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비상계엄을 ‘계몽령’이라고 옹호하고, 이번 전대에 ‘윤 어게인’, ‘부정선거론’를 들고 나온 극단적 인사를 전직 당대표보다 우선해 공천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면 전 씨와 같은 강성 스피커들이 지선에서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직전에 열린 4·2 재보궐선거에서 전 씨가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던 부산교육감, 경남 거제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는 완패를 면치 못했다. ‘스윙 스테이트’ 성향이 심화되고 있는 부산, 울산, 동부 경남 등에서는 전 씨와 같은 강경 우파 인사들의 부상이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지역 야권 내에서 나온다.
반면 ‘찬탄’인 안철수 후보는 “계엄과 탄핵 문제에서 흠결이 없어야 민주당에게 내란 정당이라는 공격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길은 상식의 회복”이라고 말한다. 안 후보와 조경태 후보 등 ‘찬탄’ 지도부야말로 당 변화의 시작이며, 지선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다는 주장이지만, 현 지지율로 보면 두 사람의 결선 진출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처럼 내년 PK 지선에서 중앙당 차원의 지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확산하면서 일부 지역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 부산 의원은 “여권이 PK 탈환에 전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중앙당이 지리멸렬한 모습을 탈피하지 못할 경우, 남은 카드는 시당 차원에서라도 쇄신 공천으로 변화 의지를 보이는 것밖에 더 있겠느냐”면서 “실제 여러 의원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