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녕하세요, 저는 화성탐사로버 오퍼튜니티입니다

저는 MER-B, 화성 탐사 로버입니다. MER은 Mars Exploration Rover의 줄임말로, 화성 탐사차라는 뜻이고, B는 두 번째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저는 화성 탐사차 2호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똑같이 생긴 쌍둥이 형이 있습니다. 형인 MER-A의 별명은 스피릿(Spirit, 영혼)이고, 저의 별명은 오퍼튜니티(Opportunity, 기회)입니다. 이름은 9살 소피 콜리스라는 어린이가 제안한 것으로, 스피릿은 탐험 정신을, 오퍼튜니티는 새로운 발견의 기회를 의미합니다.
저의 키는 1.5m, 길이는 2.3m이며, 무게는 185kg입니다. 태양 전지판으로 만든 전기를 활용해 사진을 찍거나 표본을 분석해 지구에 보내고, 바퀴를 굴려 이동합니다. 최고 속도는 초속 5cm이지만,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에는 안전하게 1초에 1cm씩 움직이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3가지 종류의 카메라, 분광기 1개, 성분 검사와 수집을 할 수 있는 로봇 팔이 있습니다. 저희 쌍둥이 로버는 1997년에 패스파인더와 소저너 선배가 출발한 이후 6년 만에 발사되었습니다. 2003년 6월10일에 형이 발사되었고, 저는 7월7일에 발사돼 6개월 동안 우주를 비행해 화성에 도착했습니다. 형인 스피릿은 2004년 1월3일 구세프 분지에 도착했고, 저는 3주 뒤인 1월25일에 화성 반대편에 있는 메리디아니 평원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저희는 90 화성일(지구의 하루보다 39분 긴 화성의 하루) 동안 화성에 물이 있었던 흔적을 찾는 임무를 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미국 항공우주국 과학자들이 저를 튼튼하게 만들어 모래폭풍을 이겨내며 더 오래 활동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초속 1cm, 시속 36m의 속도로 마라톤보다 더 먼 거리인 45km를 이동하며 화성 표면을 탐사했고, 21만7594장의 화성 사진을 지구로 보냈고, 물결 흔적이 남은 암석을 조사했고, 권운형 구름을 관찰하는 등 화성의 기후를 분석했습니다.
스피릿 형은 고생이 많았습니다. 형이 화성에 착륙한 지 얼마 안돼 부품 문제로 통신이 끊어졌지만 결국 다시 살아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오른쪽 바퀴가 고장 나 끌면서 이동해야 했고, 2009년 5월 모래에 바퀴가 빠져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움직이지 못한 채 한 자리에서 임무를 수행했지만, 태양 전지판에 먼지가 쌓여 전력을 만들지 못해 2011년 5월25일에 임무를 마쳤습니다.
저는 형이 임무를 마친 뒤에도 계속 활동했지만, 2018년 6월 대규모 모래 폭풍을 만났습니다. 모래 폭풍 때문에 태양 빛을 받지 못해 전력을 만들 수 없게 되자, 저는 지구에 '배터리 부족, 그리고 어두워지고 있음.'이라 보고하고 작동을 멈추었습니다. 이렇게 저의 5111 화성일, 지구 시간으로는 거의 15년간의 임무를 마쳤습니다.
저 이후로 2011년에는 큐리오시티(Curiosity, 호기심), 2020년에는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인내심) 후배들이 화성에 도착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찾아낸 화성에 물이 있었다는 증거를 토대로 퍼서비어런스는 화성에 생명체의 흔적을 찾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이 사람들의 연구와 화성 이주에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화성에서 뵙기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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