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등 e커머스, 또 ‘규제 사각’ 우려
카카오 등 9개사 규제대상서 제외
‘결제금을 회사 자금 유용’ 못 막아
“PG 겸업 금지해야 안전” 목소리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 e커머스 업체의 판매대금 예치 관련 입법이 제각각 진행되면서 규제 사각지대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형 e커머스의 판매대금 절반을 금융기관에 예치하도록 하는 대규모유통업법을 마련했으나 국회 통과가 지지부진한 반면, 진행 속도가 빠른 금융위원회의 전자금융거래법은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들만 규제 대상으로 삼고 있어서다. ‘e커머스 업체의 PG 겸업 금지’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국회와 관계 부처에 따르면 PG 업체 정산 자금을 100% 외부 기관에 위탁 관리하도록 하는 전금법 개정안이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지난해 티몬과 위메프 사태 당시 해당 회사들이 입점 판매자들에게 판매대금을 제때 정산해주지 않으면서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두 회사의 미정산 금액은 1조2789억원이고 피해 업체는 4만8124곳에 달했다.
이에 금융위는 안전한 지급결제를 위해 PG사의 미정산금 전액을 별도 관리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고객의 결제 자금을 회사 자금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이다.
PG사가 관리 의무를 따르지 않으면 시정요구나 영업정지 등을 부과하는 내용의 실질적인 관리·감독 장치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에는 정작 e커머스가 규제 대상에서 빠졌다. 금융위가 과잉 규제를 우려해 PG업 범위를 토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등처럼 반복적으로 타인 간의 대금 결제를 대신 해주는 외부 결제대행 업체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티몬이나 위메프, 백화점처럼 자사 쇼핑몰 안에서 일어나는 거래로 받은 돈을 입점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경우를 제외한 것이다. 이로 인해 정산자금 보호장치는 새로 마련됐지만, 규제 대상은 대폭 축소됐다.
금융위 규제에서 빠진 회사들은 공정위가 만든 대규모유통업법 개정안에서 규제될 수 있지만 해당 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 문턱도 넘지 못한 상태다.
플랫폼 사업자 규제를 온라인플랫폼법으로 할지, 대규모유통업법으로 할지 처리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티메프 등 e커머스 업체들은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으로 위메프, 롯데쇼핑,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등 9개사가 규제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판매자에게 돌아가야 할 대금을 내부 운영자금과 구분하는 규제를 적용받지 않게 되는 것이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전금법 개정안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e커머스 분야에서 규제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규모유통업법이 속도를 내 개정되더라도 한계점은 있다. 현재 법안에서 규제 대상은 중개수익 100억원 이상 또는 거래 규모 1000억원 이상의 대형 온라인 중개 플랫폼에 한정된다는 문제가 남는다.
e커머스의 재무건전성이나 안정적인 전산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감독 체계 역시 대규모유통업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사업자가 자신의 사업을 위해 결제자금을 유용하는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며 “e커머스의 PG 겸영 금지를 통해 결제자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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