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일하다 동료들 만나죠"…'수출 효자' 석유화학의 추락

전다빈 기자 2025. 8. 20.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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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출 3대 효자로 꼽혔던 석유화학업이 위기에 내몰리자 정부가 자구책 마련을 지시했습니다. 과잉 생산을 먼저 줄여야 정부 지원도 해주겠다는 방침도 제시했습니다.

전다빈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수 산단에서 10년 넘게 일해온 베테랑 용접공 유재성 씨.

용접일이 완전히 끊기면서 두 달 전, 배달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유재성/여수 산업단지 용접공 : 배달 일하다가 보면 현장에서 같이 일하던 (실직) 동료들을 많이 만나요. 참 가슴이 아프죠. 언제 또 현장에 복귀해야 하니까 그 패턴 잃지 않으려 항상 7시에 나와요.]

최근 부도설이 불거진 여천 NCC 3공장을 비롯해 여수 산단 핵심 공장들은 하나둘 멈춰서고 있는데 재개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출근 시간 북적거리던 공장 앞 도로는 이제 텅 비었고 옮길 화물이 없는 트럭들은 시동을 끈 채 기약 없는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용기/화물트럭 운전자 : 어렵다는 말은 몇 년 전부터 했는데 이렇게 급격히 떨어질 줄은 몰랐죠. 올해 지금 봄 되면서부터 급격히…자동으로 같이 죽는 거지.]

산단으로부터 10분 거리에 위치한 이곳 무선지구도 손님이 확 줄어들며 매물로 나온 가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정운/식당 운영자 : (매출이) 반 정도 그 이상 떨어진 것 같아요. 장사가 안 되다 보니까 위에 임대가 엄청 많아졌어요.식당들이 지금도 문을 많이 닫고 있는데 앞으로 더 많이 닫지 않을까요?]

석유화학은 지난 50년간 산업 핵심원료인 에틸렌을 기반으로 반도체, 정유와 함께 '수출 3대 효자'로 꼽혀 왔습니다.

하지만 최대 고객이던 중국과 중동에서 최근 수년간 생산을 급격히 늘리며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2021년 5조원에 육박했던 국내 4대 석화 기업 영업이익은 이제 수천억원대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석유화학 위기론이 거세지자 정부가 오늘(20일) 업계와 만나 나프타분해시설, NCC를 최대 370만톤 감축하는 협약을 맺었습니다.

[구윤철/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위기 극복의 해답은 분명합니다. 과잉 설비 감축과 근본적 경쟁력 제고 두 가지입니다. 연말이 아니라 당장 다음 달이라도 (자구)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는 기업엔 지원이 없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업계가 요구해 온 전기요금 인하 등 구체적인 지원은 빠졌는데 오늘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진 더 두고봐야 한단 목소리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정상원 김재식 영상편집 박주은 영상디자인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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