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스케치] 대구 전역서 울린 ‘사이렌’…대형마트·지하철서 주민참여 속 민방위 훈련 진행
달서구 용산역, CPR 실습·대피 체험…“몸으로 익히니 실감”


20일 오후 1시50분쯤 대구 북구 이마트 칠성점은 평소와 다름 없었다. 갑자기 매장 곳곳에 "곧 고객과 함께하는 민방위훈련이 시작됩니다"라는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 이날 '2025 을지연습'의 일환으로 대구 전역에서 동시 실시되는 민방위 훈련의 시작을 알리는 방송이었다. 이번 훈련이 생활공간인 대형마트 등 시민들의 일상 속에서 이뤄지는 탓에 민방위 대원과 안전관리원들은 긴장된 표정이었다.
오후 2시 정각이 되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렸고 매장은 정적에 휩싸였다. 놀란 고객들도 있었지만, 곧 직원과 대원들의 "안내에 따라 대피해주십시오"라는 외침에 따라 시민들은 지하 대피소로 이동했다.
지하 대피소엔 70~80명이 모였다. 이어 북부소방서가 주관한 소방교육이 곧바로 진행됐다. ABC형 소화기와 주방용 K급 소화기 사용법, 소화전 활용법 등이 시연되자 주민들은 교육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시민들 대다수는 훈련 필요성에 공감했다. 주민 이모(63)씨는 "우리는 잠깐 불편하면 되지만, 소방대원들은 방독면까지 쓰고 준비하는 걸 보니 참 고생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같은 시각 달서구 용산역에서도 훈련이 실시됐다. "훈련 상황입니다. 북한 공습 상황을 가정한 민방위 훈련을 실시합니다"라는 안내방송이 울리자 시민들이 지하철 역사로 발걸음을 옮겼다. 안전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시민들은 차분히 지하 2층 대합실로 내려갔다.
대합실엔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 대학생, 노년층 등이 소복히 모여 앉았다. 달서구청과 대구교통공사 직원들은 심폐소생술(CPR) 실습, 비상탈출 요령, 화재 대피법 등을 교육했다.
훈련에 참여한 이정혜(여·57)씨는 "민방위훈련을 멀게만 생각했는데, 직접 체험해보니 꼭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용산역 같은 큰 역은 대피로가 많아 혼란스러울 수 있다. 실제로 따라가 보니 어느 길로 가야 할지 감이 잡혔다"고 했다.
이날 훈련을 주도한 달서구청 측은 "용산역은 평일 하루 이용객이 1만 명이 넘는다.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가장 혼란스러울 수 있는 공간이어서 훈련 효과가 크다"며 "시민들이 대피 동선을 몸으로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박영민·구경모(대구)기자 ympark@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