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6개월 초과 8000명…경찰 수사권 강화 전 대책 필요

최환석 기자 2025. 8. 2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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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씨는 경남 한 마을 공동체 대표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중간간부 계급인 경찰관 ㄴ 씨는 "고소, 고발 등 밀려드는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사실상 기획 수사는 어렵다"며 "검찰 수사권을 손질하면 늘어나는 권한만큼 업무 강도도 더 가중될 텐데 인력 보강 없이는 허덕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부산 한 법학전문대학원 형사법 담당 교수는 "수사권 조정 이후 정치적 상황에서 경찰이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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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검찰 개혁 가속화에 경찰 통제 방안도 주목
수사 지연 등 문제점 우려에 경찰 안팎 인력 보강 목소리

ㄱ 씨는 경남 한 마을 공동체 대표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는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했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마을 공동체 대표가 공동으로 출하하는 물품 대금 일부를 임의로 사용했다며 고소했는데, 최근 검찰 기소까지 1년 8개월 걸렸다. 그 사이 경찰은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거나 혐의가 없다며 사건을 종결했다. ㄱ 씨 측이 이의를 제기해 검찰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결국 대표는 재판에 넘겨졌다.

ㄱ 씨는 지난해 7월 다른 횡령 건으로 또 한 차례 고소했는데,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반대로 검찰은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창원지방검찰청 형사1부에 배당됐다.

ㄱ 씨는 "경찰 수사가 흐지부지해 계속 증거를 제출했는데도 혐의가 없다는 등 사건을 종결했다"며 "검찰 보완수사 요구도 기간을 꽉 채우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재명 정부는 검찰 개혁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그렇게 되면 경찰 권한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에 경찰 통제 방안 마련과 수사 인력 보강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경남경찰청 자료 사진. /경남도민일보 DB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는 최근 국민보고대회에서 검찰·경찰·감사원 등 권력기관 권한 개혁을 강조했다. 검찰 개혁은 검찰청을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 신설 후 수사권을 넘기는 안이 거론된다. 그렇게 되면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 기능만 담당하게 된다.

경찰은 중수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수사 권한을 나누며 입지를 더욱 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2021년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1차 수사종결권을 두게 됐는데, 사건 처리 지연 등 지적을 받아 왔다. 이번 검찰 개혁 과정에서 민생사건을 중심으로 수사 지연 등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배경이다.

6개월 초과 사건은 경남경찰청 범죄사건 처리기간 기준 2019년 6709명, 2020년 7622명이었다. 수사권 조정 이후 2021년 8130명, 2022년 9794명, 2023년 8225명으로 늘었다.

경찰 수사 지연 배경에는 업무 과중 문제도 깔렸다. 중간간부 계급인 경찰관 ㄴ 씨는 "고소, 고발 등 밀려드는 사건을 처리하다 보면 사실상 기획 수사는 어렵다"며 "검찰 수사권을 손질하면 늘어나는 권한만큼 업무 강도도 더 가중될 텐데 인력 보강 없이는 허덕일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실무자 직급에 해당하는 경찰관 ㄷ 씨는 "일선 경찰서에서 이관되는 사건 기준이 다소 낮아져 시·도 경찰청 부담이 늘었다"며 "일선 경찰서 업무 부담도 인당 적게는 20건, 많게는 40건씩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경찰청 집계 고소·고발 사건은 2019년 2만 1504건, 2020년 2만 1143건, 2021년 1만 9614건, 2022년 2만 883건, 2만 1657건으로 꾸준한 수준이지만, 수사 인력은 크게 늘지는 않고 있다.

전문가는 사법 체계를 바꾸는 데는 숙고가 필요하다며 신중론을 제기했다. 부산 한 법학전문대학원 형사법 담당 교수는 "수사권 조정 이후 정치적 상황에서 경찰이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경찰과 수사경찰을 조직적으로 분리하는 등 경찰 조직 민주적 통제를 강화할 방안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환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