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 대수술 … 에틸렌 370만톤 감축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2025. 8. 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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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근·채찍 동시에 꺼내 … 생산설비 25% 감축 목표
연말까지 자구안 제출 받아 금융·세제·규제완화 맞춤형 지원
무임승차 기업은 지원 배제 … 구윤철 "사즉생 각오로 임해야"

◆ 위기의 석유화학 ◆

조선업 롤모델로 … 석화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0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10대 석유화학 업체와 '석유화학 산업 재도약을 위한 업계 사업 재편 자율협약식'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강길순 대한유화 사장, 허성우 GS칼텍스 부사장, 김상민 LG화학 석유화학본부장, 류열 에쓰오일 사장, 김 장관, 정임주 HD현대케미칼 대표, 이영준 롯데케미칼 사장,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남정운 한화솔루션 사장. 이충우 기자

국내 10대 석유화학 기업에 정부가 연말까지 최대 370만t의 에틸렌 생산설비 감축 계획을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각 사가 제출한 사업 재편 계획을 바탕으로 정부가 종합 지원 정책 패키지를 마련한 후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자구 노력이 미흡한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을 배제하겠다는 원칙도 천명했다.

정부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열고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구조 개편 방향과 정부 지원 원칙을 확정했다. 산경장은 산업 분야 현안을 논의하는 범부처 회의체로, 이번 회의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내 석유화학 생산설비 감축 목표치가 처음 제시됐다. 정부는 산업계 자율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최대 370만t에 이르는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NCC 1470만t의 25.2%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연말까지 주요 10개 석유화학 기업으로부터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받기로 했다. 여기에는 업계 간 설비 통폐합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수·합병(M&A) 방안,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 계획 등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향후 기업이 제출하는 사업 재편 계획의 타당성과 자구 노력을 종합 검토한 뒤 △금융 지원 △세제 혜택 △연구개발(R&D) 지원 △규제 완화 등 지원 패키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석유화학 업계에 과감하고 신속한 구조 개편을 주문하는 동시에 책임 있는 자구 노력 없이 정부 지원으로 연명하려고 하거나 다른 기업들의 설비 감축 혜택만을 누리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버티면 된다' '소나기만 피하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으로는 당면한 위기를 절대 극복할 수 없으며, 사즉생의 각오로 임해야 한다"면서 "석유화학 기업과 대주주는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토대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과 경쟁력 강화 계획을 연말이 아닌 당장 다음달이라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 업계는 이날 사업 재편 자율협약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석유화학 업계는 NCC를 270만~370만t 감축하는 동시에 고부가가치·친환경 제품으로 사업 영역을 전환하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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