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송곳 질의에 “PBR 10” 실언한 구윤철…동학 개미들 ‘탄식’
이 의원 “자본시장 정책에 대한 국민 기대 크지만 정부 노력 실종돼” 질타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유가증권시장인 코스피(KOSPI)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10'이라고 공개 발언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제 수장이 기본적인 증시 개념조차 모른채 민감한 정책을 설계·추진·결정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투자 시장에서는 구 부총리의 'PBR 10' 답변을 둘러싼 동학 개미들의 성토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된 구 부총리의 발언은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회의장에서 나왔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자산이 부동산에 80%나 쏠린 비정상적 현상을 바로잡고, 부동산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자본시장을 활성화하는 것이 '코스피 5000'의 진짜 의미"라며 "이는 단순한 부자 만들기 정책이 아닌 경제 개혁"이라고 운을 뗐다. 이 의원은 "'코스피 5000'을 정책으로 만들수 있는 것이냐, 주가지수는 그냥 경제의 결과물이냐"라는 명제를 던진 뒤 "저는 정책으로 어느정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주변 나라인 일본을 봐도 그렇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코스피가 3200정도 라고 하는데 소위 PBR이라는 주가순자산 비율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구 부총리에 질문을 던졌다. 이 의원은 PBR이 주가순자산 비율을 뜻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뒤 질의를 했다.
하지만 구 부총리는 즉답을 내놓지 못했고, 주변에 앉은 기재부 관계자 등이 '10 정도' '10'이라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구 부총리는 기재부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10 정도 안 되느냐"고 답했다. 결과적으로 이는 완전히 틀린 수치였다. 현재 코스피 PBR은 1배 수준으로, 구 부총리의 답변과는 10배 차이가 난다. PBR이 10이라면 현재 코스피 지수는 3만을 넘겨야 한다.
구 부총리의 답변을 확인한 이 의원은 곧바로 "(코스피 PBR은) 1.0"이라며 "대만이 2.4, 일본이 1.6이고 브라질과 태국도 1.6과 1.7, 신흥국 평균이 1.8"이라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부글부글 들끓는 모양새다. 최근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후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와중에 경제 수장이 증시 주요 지표의 개념조차 모르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각종 투자 관련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몰라도 너무 모른다"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원인을 찾았다" "과거 재벌 회장의 '버스비 70원' 발언이 생각난다" "개념과 현상을 모르는데 정책을 어떻게 만드나"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은 문제의 구 부총리 발언을 들은 후 "우리나라는 기업들이 갖고 있는 자산보다도 주가가 너무나 못 미쳐서 (PBR이) 1.0밖에 안된다"며 "일본만큼만 높여도 코스피 지수가 5100이 된다. 근데 왜 안되느냐. 우리나라 기업들이 배당을 안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여러 요인들이 있지만 가장 불리한 선택지여서 배당을 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더러운 짓을 해서 기업의 성과를 빼먹고 주주들에게 주지 않는다"며 "누가 투자를 하겠나. 그래서 국민들까지 국장탈출 했던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런 것들만 바로 잡아도 자본시장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바로잡는 정책을 하자는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으로 너무나 저평가된, 눌려있는 코스피가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국민 기대가 굉장히 큰데 7월 이후에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실종됐다. 기재부 업무보고 자료에도 소위 말하는 코스피 5000이라는 표어로 대변되는 과감한 자본시장 활성화 노력, 이런 것들이 거의 드러나 있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정부의 세재개편안 특히 배당소득세 개편안이 얼마나 엉터리로 만들어져 있는 정책인지는 앞으로 차차 말하겠는데 새로운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은 저속한, 가벼운 '부자되세요' 구호를 남발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부동산의 노예가 되지 않고 균형 잡힌 경제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굉장히 중요한 정책이라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구 부총리는 "남북한의 관계도 우리 주식시장의 PBR을 줄이는 큰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즉각 반박에 나서며 "자본시장에 더 관심을 가져달라. 남북 관계가 요인이었던 건 옛날 이야기"라며 "우리보다 안보가 더 불안정한 대만도 자본시장이 훨씬 활성화돼 있다. 우리 주식시장의 진짜 디스카운트 요인은 정부가 일관된 정책 시그널을 주고 강력하게 추진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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