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슬라이더 리그 효율 1위…성적 반등 열쇠는 불펜
-불펜도 슬라이더 성과는 준수…그러나 불안정
-슬라이더 강점, 마운드 운영 속 녹여내야


올 시즌 KIA 타이거즈 마운드를 대표하는 무기는 단연 ‘슬라이더’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19일 기준 KIA의 슬라이더 효율(구종가치/100)은 17.4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이는 100구를 던졌을 때 평균 17.4점만큼 실점을 막는 효과가 있었다는 의미다.
리그 상위팀들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다. 1위 LG(8.8), 2위 한화(10.8)를 크게 앞섰고, 3위 롯데(12.4)와도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KIA 마운드 전체 슬라이더 구사율은 26.7%로 포심(36.3%)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평균 구속은 132.9km로 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피안타율은 0.258로 안정적이다. 반면 포심(1.6), 커브(3.3), 체인지업(6.9) 등 다른 구종의 가치는 평범한 수준에 머물렀다.
이 슬라이더의 위력은 선발 원투펀치가 이끌고 있다.
네일은 슬라이더 구사율 31.0%에서 피안타율 0.159, 피장타율 0.205를 기록했고, 올러는 30.4%의 구사율 속에 피안타율 0.137, 피장타율 0.171로 더 안정적이다. 두 선수 모두 직구와 슬라이더의 조합으로 타자를 압도하는 패턴이 확고하다.
불펜 역시 수치상으로는 경쟁력을 보인다.
성영탁(구사율 41.1%, 피안타율 0.1대), 최지민(21.9%, 0.1대), 전상현(30.8%, 0.2대), 정해영(30.5%, 0.2대) 등 핵심 불펜 다수는 직구 계열에 이어 슬라이더를 주요 구사 구종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모두 피안타율 0.1-0.2대를 기록하며 일정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이러한 지표만으로 불펜의 안정감을 보장할 수는 없다. 실제 마운드에서는 구속, 투수 개인 컨디션, 경기 상황, 날씨 등 다양한 변수가 함께 작용한다.
최근 뒷문은 제구 난조와 집중력 저하로 흔들리고 있다. 불펜의 슬라이더 수치는 준수하지만, 위기 순간마다 실점으로 이어지면서 성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KIA 선발진 평균자책점(ERA)은 3점대로 안정적인 반면, 불펜 ERA는 5점대로 리그 9위에 그친다. 이 격차가 곧 경기 후반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원인이 되고, ‘강한 슬라이더’의 효과마저 반감시키고 있다.
문제는 슬라이더의 강점 그 자체가 아니다. 위기 상황에서 불펜이 그 무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불펜이 안정감을 회복해야만, 슬라이더의 강점이 팀 성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슬라이더의 가치를 마운드 운영 속에 어떻게 녹여내느냐가 KIA의 관건이다.
이동걸 KIA 투수코치는 “필승조 투수들이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변화구가 슬라이더라는 건 분명한 강점”이라면서도 “팀 성적이 기대만큼 나오지 못하다 보니 선수들이 위축되는 모습이 있다. 심리적인 부담과 피로도가 겹치며 흔들린 부분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선수들이 자신이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구종을 과감하게 선택하도록 하고,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내려놓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감독님과 함께 마운드에서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매 경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슬라이더를 비롯한 구종 활용도를 세밀하게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슬라이더의 위력은 이미 수치로 입증됐다. 이제 그 무기를 성적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불펜의 회복에 달려 있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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