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포폰 온상’ 알뜰폰… 업체 1곳서 10개 중 4개 개통
92%가 알뜰폰 업체 통해 개통
알뜰폰업체 직원 등 280명 檢송치
위조 여권 등 제대로 안 걸러져
보이스피싱 조직 연관성도 조준
대포폰 적발 4년새 10배 이상↑
정부, 신분증 스캐너 의무화 등
각종 대책 내놨지만 실효성 없어
일각선 “강력한 처벌 필요” 지적

20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경찰은 서울의 알뜰폰 업체 A사 대표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 중이다. A사는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 위조된 외국인 여권을 걸러내지 않는 등 본인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고, 이에 대포폰 업체들의 주 공급원으로 사용됐다.

통신3사 망을 빌려와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영업하는 알뜰폰은 2011년 국민의 통신비 절감을 위해 탄생했다.
하지만 자본금 3억원 이상과 소수 직원만 두면 사업자등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세한 업체들이 다수 난립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들 업체는 본인확인을 거치는 시스템조차 갖추지 않아 대포폰 공급에 악용돼 왔다.

보이스피싱이 판치면서 대포폰 적발 수는 2020년 8923건에서 2021년 5만5141건, 2022년 5만3104건, 2023년 3만577건 등 4년 새 10배 넘게 급증했다. 보이스피싱 조직들은 위조된 신분증 등을 통해 알뜰폰을 개통한 뒤 단기간 사용 후 해지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가고 있다.

과기부는 알뜰폰 부정개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오프라인 매장마다 신분증 스캐너를 갖추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대포폰 조직들은 신분증 스캐너가 인식하지 못하는 외국인 여권을 위조하거나 복제한 신분증 이미지 등을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대포폰을 만드는 방식으로 이를 피해갔다. 과기부는 이를 다시 개선하기 위해 안면인식 인증 기술을 활용해 알뜰폰 개통 시 본인확인을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대포폰을 개통하지 못하도록 대안을 마련하면 다시 피싱 조직이 허점을 노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대포폰 개통 방식이 계속 달라지지만 경찰이 그 사실을 업계에 알려주지도 않고 공조도 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보이스피싱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부처와 업계 간 소통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경찰 관계자도 “대포폰을 막기 위한 정부 대책은 많았지만 제대로 실효성을 못 내고 있었다”며 “보이스피싱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통신·금융 제재 등을 통해 차단이 우선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58개 수준인 전체 알뜰폰 업체 중 19개 업체는 협회를 구성하고 정부와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상당수 영세업체는 사실상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는 영역에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직원이 2명에 불과한 알뜰폰 업체도 있다.
전문가들은 알뜰폰 업체가 범행의 도구로 악용됐을 때 이를 방지할 만한 예방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을 들어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교수(경찰행정학)는 “보이스피싱 조직과 알뜰폰 업체의 유착 가능성이 크지만 수사는 주로 범죄 조직에만 맞춰져 있다”며 “알뜰폰 업체에서 보이스피싱에 활용된 대포폰이 나왔다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수 백석대 교수(경찰행정학)도 “휴대전화에는 금융, 신용, 개인정보 등 개인의 모든 것이 들어 있는데 대포폰 문제뿐 아니라 보안에 대해서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알뜰폰 업체는 업무정지, 영업장 폐지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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