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재생 에너지 사업장에서 온 혹독한 청구서

이인아 기자 2025. 8. 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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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태양광, 풍력 발전소에 수백억 원씩 투자하면서 현지 에너지 정책이 어떤지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데 예상 투자 수익률만 따졌으니,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봐야죠."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여러 해외 신재생 에너지 사업장에 투자한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공기업과 손잡고 해외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투자했는데, 대체로 부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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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태양광, 풍력 발전소에 수백억 원씩 투자하면서 현지 에너지 정책이 어떤지 제대로 알아보지 않았습니다.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데 예상 투자 수익률만 따졌으니, 시작부터 잘못됐다고 봐야죠.”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국내 기업과 컨소시엄을 만들어 여러 해외 신재생 에너지 사업장에 투자한 업계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는 ‘탈(脫)원전·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했고 기업에 신재생 에너지 사업 투자를 독려했다.

국내 에너지 공기업은 대거 투자에 나섰으나 성적표는 처참하다. 한국전력공사는 2017년 미국 콜로라도주에 있는 아라모사 태양광 발전소를 약 3400만달러(약 475억원)에 인수했다가 2023년 조기 청산하면서 투자금 대부분을 잃었다.

해당 발전소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집광형 태양광 기술을 채택해 검토 단계부터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전 직원들은 사업장을 2시간 정도 돌아보며 실사한 후 일사량 예측값을 허위로 작성해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익률이 저조해 사업을 접었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당시 신재생 에너지 관련 예산은 ‘눈먼 돈’이었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대통령 임기 내 성과를 내기 위해 빠르게 더 많이 투자하려는 관행이 있었다는 것이다. 발전소 성과는 수년 후에 나오지만, 투자 실적은 당장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발전소 투자 제안부터 검토, 제안서 작성까지 한 달 내 끝날 정도로 허술하게 진행됐다고 한다.

해외 신재생 에너지 투자 경험이 없다 보니 전문성도 떨어졌다. 보통 신사업에 투자하려면 기업 내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치는데, 투자 수익률만 중점적으로 따졌다. 현지 에너지 정책, 환경 요인을 몰라 손실을 보기도 했다.

공기업 특유의 방만한 경영도 투자 실패를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신재생에너지 투자 실적이 곧 인사 고과에 반영됐다. 해외 사업장 투자로 현지 법인이 세워지면서 인사 적체도 해소됐다.

신재생 에너지 사업장은 수년 뒤 골칫덩이가 돼 돌아왔다. 한전 자회사인 한국서부발전은 스웨덴 풍력 발전소에 투자한 392억원을 전액 손실 처리했고, 핀란드 풍력 사업에 투자한 210억원도 상당 부분 손실 처리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스페인 태양광 발전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법인을 설립했다가 이듬해 청산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공기업과 손잡고 해외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투자했는데, 대체로 부진한 상황이다.

이재명 정부도 문재인 정부처럼 신재생 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실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공기업은 정부 정책을 충실히 따라야 하지만, 마구잡이 투자로 큰 손실을 본 불과 몇 년 전의 과오는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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