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와의 전쟁, 가덕공항은요? [지평선]

이영태 2025. 8. 2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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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그는 자전적 에세이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은 스스로만 탓했다"고 썼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말 부산을 찾아 "첫 번째는 좌초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연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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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가덕도신공항

이재명 대통령은 가정형편이 어려워 친구들이 중학교에 진학할 때 소년공이 됐다. 여러 공장을 전전하다 조그만 야구 글러브 공장에 취직했다. 프레스 기계로 가죽을 누르는 작업을 하다 왼쪽 팔이 물리는 사고를 당했다. 극심한 통증에 절망했지만 보상 받을 곳도,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그는 자전적 에세이 ‘나의 소년공 다이어리’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은 스스로만 탓했다”고 썼다.

□그런 이 대통령은 ‘산재와의 전쟁’에 누구보다 진심이다. 주가 폭락, 건설면허 취소, 징벌적 손해배상, 입찰자격 영구 박탈 등 연일 매서운 경고를 쏟아낸다. 특히 그의 발언엔 직접 겪어본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울림이 있다. SPC삼립 공장을 찾아서는 “월급 300만 원 받는 노동자라 해서 목숨값이 300만 원은 아니다”고 했고, 포스코이앤씨를 향해서는 “같은 방식으로 사망사고가 반복되는 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했다. ‘위험의 외주화’를 두고는 “책임은 안 지고 이익은 보겠다는 것”이라 일침을 놓았다.

□이와는 엇나가는 행보가 있다. 말 많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이다. 윤석열 정부는 개항 목표를 5년 앞당기면서 부등침하 우려를 감수하고 공항 전체를 해상에 세우는 대신 육·해상에 걸쳐 짓는 것으로 변경했다. 건설사들은 “공사 난도가 높아 공기를 맞추기 어렵다”며 발을 뺐다. 4차례 유찰 끝에 간신히 수의계약을 맺었던 현대건설조차 사업 불참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말 부산을 찾아 “첫 번째는 좌초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지연되지 않게 하는 것”이라 했다.

□산재의 근본 원인은 ‘싸게, 빨리’다. 최저가입찰제와 공기 단축 압박은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한다. 민간만 윽박지를 게 아니라 정부와 공공기관부터 바뀌어야 한다. 건설사들이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어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는데, 부산 표심을 의식한 정부는 불과 4년 뒤인 2029년 개항을 고집한다. 이 대통령은 “비용 아끼려다 벌어진 산재는 사회적 타살”이라고 했다. 가덕도신공항에도 같은 물음을 던져볼 일이다.

이영태 논설위원 yt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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