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서 해마다 사망사고 발생…한문희 코레일 사장 책임지나

허인회 기자 2025. 8. 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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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첫 공기업 근로자 사망사고…이미 기관장 경고
‘건설 면허 취소’ 압박까지 했는데…한문희, 해임 가능성도 제기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지난해 11월28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 공동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으로 산업재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또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9일 경북 청도군 철로에서 이동 중이던 작업자 7명이 열차에 치여 2명이 숨진 사고가 터졌다. 국토교통부가 원인 조사에 나선 데 이어 경찰과 검찰도 전담수사팀을 구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문희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의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구로역 사망사고 등 안전관리 소홀로 인한 중대재해 사고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내년 7월까지 임기인 한 사장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다.

20일 국토교통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19일 오전 청도군 화양읍 경부선 철로에서 주변 시설물 안전점검에 나선 작업자 7명이 무궁화호 열차에 치여 2명이 숨지고 5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 2명 모두 하청업체 직원들로 조사됐다. 사고를 당한 코레일 직원 1명과 안전점검 하청업체 직원 6명은 폭우로 인한 경부선 구조물 피해를 육안으로 점검하기 위해 이동하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는 작업 승인을 받고 철로로 진입한 지 7분 만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피해자 중 코레일 직원은 열차 접근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는 '감시 앱'이 설치된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지만,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이번 사고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공기업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반복적인 산업 재해를 줄이려면 정말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한 지 일주일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강도 높은 진상 조사와 처벌이 예상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철도안전법령 위반 사항을 조사 중이며 위법 사항 발견 시 과징금 부과와 코레일 사장 해임 건의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기 위해 전담팀을 편성해 수사에 나섰다. 검찰도 검사 6명으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구성하고 사고 경위를 살펴보고 있다.

산재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중대재해 사고 조사에 돌입한 가운데 철도기관사 출신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일어나선 안 될 후진적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며 "각종 산업안전 의무 위반이 밝혀지면 강력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출석해서는 "그간 안전한 일터를 위해 나름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19일 철도사고를 막지 못해 국민들께 너무 송구하다"며 "고용부 장관이 할 수 있는 최대 권한으로 엄정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 장례식장에 마련된 청도 무궁화호 열차사고 사망자 빈소에 한문희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보낸 화환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안전 최우선" 취임사에도 사고 계속돼

이번 사고로 인해 한문희 코레일 사장의 거취도 불투명해졌다. 매해 코레일에서 산업재해 사고로 근로자가 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보고서에 따르면, 2020~2024년 5년간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는 155명이다. 이 기간 코레일에서는 해마다 1~3명씩 총 10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가장 최근 발생한 사망사고는 지난해 6월 구로역 사고다. 당시 경부선 구로역 인근 선로에서 작업을 하던 협력업체 직원 1명이 화물 열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코레일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이 사고를 이유로 코레일은 올해 정부 공공기관 평가에서 기관장 경고까지 받았다. 2023년 7월 취임한 한 사장은 취임사에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전방위 혁신으로 국민이 신뢰하는 철도를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이번 청도역 사고로 한 사장이 자리를 보전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사장은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코레일 경영지원본부장으로서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한 철도노조원들의 파업을 두고 노조원 중징계를 주도해 대표적 보수성향 인사로 거론된다. 당시 철도 민영화와 외주화를 이끌며 노조로부터 철도 공공성을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1년 11월 부산교통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임기를 절반가량 남기고 돌연 사의를 표했다. 코레일 사장 자리에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코레일 수장이 된 이후에도 노조와의 갈등은 여전했다. 지난해 4월 KTX-수서고속철도(SRT) 통합 운행을 요구하면서 파업과 준법투쟁을 벌인 철도노조원 17명을 징계한 것이다.

이재명 정부 들어 한 사장의 거취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코레일과 SRT 운영사 에스알(SR) 통합을 공약을 꺼낸 바 있다. 그러나 한 사장은 이에 미온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202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한 사장은 "SR 통합 운영은 중복 비용의 개선이라든지 차량 운영의 효율성 문제에서 장점이 많이 있다"면서도 "다만 비교경쟁을 통해서도 철도 서비스 산업에 고객서비스라든지 수요 증대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라는 일부 주장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고 답했다.

국회에선 한 사장 해임 주장도 나왔다.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환노위 전체회의에서 "하청업체 관리 미흡과 언전조치 부실이 당시 직접적인 사고 원인이었다"며 "이 사건의 책임자는 한문희 코레일 사장이며, 현 사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철도 공공성 강화를 내세운 현 정부에서 입지가 불안정하던 한 사장이 이번 사고로 인해 사면초가에 빠졌다"며 "내년 7월까지 임기를 완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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