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기금형 논의, 지나친 낙관주의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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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퇴직연금 시장에서 기금형 제도 도입이 뜨거운 화두다.
주요 정책 입안자들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친다.
퇴직연금 기금형 제도가 수익률을 높일 것이라는 지나친 낙관주의는 바로 이러한 잔인한 낙관주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기금형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률이 개선된다는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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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퇴직연금 시장에서 기금형 제도 도입이 뜨거운 화두다. 주요 정책 입안자들은 이 제도가 도입되면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친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는 기업과 가입자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채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수익률 개선'이라는 단일 목표에 과도하게 집착하며 제도의 본질적 목적과 현실적 한계를 간과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로런 베를란트(Lauren Berlant)가 제시한 '잔인한 낙관주의(Cruel Optimism)', 즉 '욕망하는 대상이나 목표가 오히려 번영과 행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는 상황이라는 개념은 현재의 퇴직연금 기금형 논의를 비판적으로 조망하는 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 퇴직연금 기금형 제도가 수익률을 높일 것이라는 지나친 낙관주의는 바로 이러한 잔인한 낙관주의의 사례로 볼 수 있다.
기금형 제도는 퇴직연금 자산을 집합적으로 운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전문 운용사를 통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제안됐다. 이러한 논리는 표면적으로는 매우 설득력 있어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기대가 지나치게 단순화된 가정에 기반한다는 점이다. 상황을 짚어 본다.
기금형 제도가 도입된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률이 개선된다는 보장은 없다. 수익률은 단순히 운용 규모나 전문성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글로벌 경제상황, 시장 변동성, 투자 전략의 적합성 등 다양한 외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예컨대 국민연금조차도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수익률 하락을 경험했다.
현재의 기금형 논의는 국회 등 정책 입안자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정작 제도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기업과 가입자의 목소리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이는 제도의 실효성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도입 이후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가입자들은 여전히 원리금 보장 상품에 대한 선호가 강한데, 기금형 제도는 이러한 가입자들의 투자 성향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또 기업들은 추가적인 행·재정적 부담을 우려한다.
기금형 제도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지만 동시에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자산 운용의 집중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특정 운용사의 실패가 전체 기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 리스크를 증가시킬 수 있다.
'잔인한 낙관주의'는 단순히 비현실적인 기대를 품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종종 그 기대를 실현하기 위해 현실을 왜곡하거나 나아가 해로운 결과를 초래하는 행동으로 이어진다. 퇴직연금 기금형 논의에서도 이러한 잔인한 낙관주의의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제도 도입 이후에도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손실이 발생할 경우 가입자와 기업은 제도에 대한 신뢰를 잃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퇴직연금 시장 전체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
둘째, 정책 입안자들은 제도가 실패할 경우 그 책임을 가입자나 기업에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 가입자들에게 '스스로 선택한 운용사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매우 무책임한 태도다.
셋째, 사회적 갈등도 우려된다. 퇴직연금은 국민의 노후 자산이라는 점에서 제도의 실패는 국민적 불만과 정치적 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결국 퇴직연금 기금형 논의는 단순히 수익률 개선이라는 목표를 넘어 국민의 노후 자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증대시키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 지나친 낙관주의를 경계하고 현실적이고 퇴직연금 서비스 소비자(기업과 가입자) 참여적인 접근을 통해 제도의 신뢰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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