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포스코이앤씨, 산재 논란의 이면

이동욱 논설주간 2025. 8. 20.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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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논설주간

산업재해는 눈 감을 수 없는 비극이다. 그러나 숫자는 때로 냉정한 진실을 증언한다. 최근 5년간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산업재해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곳은 현대건설로 17명에 달한다. 그 뒤를 롯데건설 15명, 대우건설 14명, DL이앤씨 13명 등이 잇는다. 반면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은 같은 기간 5명으로 10대 건설사 중 가장 적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반복적 산재 사고를 거론하며 포스코이앤씨에 대해 건설면허 취소, 공공입찰 금지 등 '최대한의 제재'를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끌어올리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그러나 정작 수치로 보면 포스코이앤씨는 역설적이게도 '양호한' 편에 속한다. 현대건설이나 롯데건설 같은 업체들보다 인명 피해가 적은데도 정치적 표적이 된 것이다.

건설업계는 요즘 산재 포비아다. DL건설은 최근 추락사고 이후 임원과 현장소장이 무더기로 사표를 내고 전국 현장을 멈춰 세웠다. 포스코이앤씨도 대표 교체에 이어 가덕도 신공항 사업에서 발을 뺐다. 기업들이 신규 수주를 기피하고 안전사고 발생이 두려워 공사를 중단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안전 강화라는 명분이 결과적으로 투자 위축과 산업 침체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산재 발생의 구조적 원인은 다양하다. 저가 발주, 공기 단축, 다단계 하청, 외국인 고용, 고령 인력 등 뿌리 깊은 병폐가 도사리고 있다. 지난해 건설 사망사고의 77.9%가 공공의 저가 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은 정부 스스로도 자유로울 수 없음을 웅변한다. 공공이 저가 발주로 안전을 압박하면서 민간만 채찍질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다.

사고의 과소를 떠나 어떤 기업이든 단죄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꾸준히 안전을 개선해온 성과는 평가받아야 한다. 대통령의 의지가 진정 '생명 존중'에 있다면 특정 기업을 찍어내는 엄벌주의가 아니라 제도적 구조 개혁이 먼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