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워터파크 사고…공직사회 “모든 짐 떠안는 구조” 반발

박재형 기자 2025. 8. 2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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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숨진 취수구 사고에 금고형·벌금형 선고
“제도적 허점 속 개인 희생만 반복”…책임 분산·안전관리 체계 보완 필요
울릉군청.

최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이 울릉군 공무원 4명에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해 판결을 내리면서,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모든 책임이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집중됐다"는 불만과 억울함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담당 팀장에게 금고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함께 기소된 나머지 3명의 직원들에게 각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사고는 지난 2022년 여름 울릉군 북면의 한 유아풀장에서 발생했다. 지름 19m, 수심 37cm 원형 풀장 중앙의 워터버킷과 미끄럼틀 등 물놀이 시설 아래에는 물을 끌어올리는 취수구와 펌프 장치가 설치돼 있었는데, 가림막으로 가려진 이 공간은 관리자 출입문이 잠겨 있지 않은 상태였다.

초등학생 A군이 취수구 근처에서 놀다 직경 13cm 취수구에 팔이 빨려 들어가면서 몸이 수면 아래에 잠겨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벌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해당 팀장은 법원 판결 이후 공직사회에서 퇴출되는 상황에 놓였다.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팀장이라는 직책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책임을 떠안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 울릉군 공무원은 "업무는 늘 팀 단위로 진행되고, 실제로 현장에서 의사결정은 여러 사람이 관여하는데, 사고가 터지면 윗사람 한 명이 모든 짐을 지는 구조가 반복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번 사건의 성격상 안전 관리 책임이 광범위하게 나눠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관리 책임자"라는 이유만으로 팀장 개인에게 형사처벌과 신분상 불이익이 집중된 것은 제도적 허점"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 다른 직원은 "업무 지침이나 인력·예산의 한계 속에서 발생한 문제를 개인의 과실로만 몰아가는 방식은 앞으로 누구도 책임 있는 자리에 있으려 하지 않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도 이번 판결과 징계 수위가 과도하다는 의견이 있다. 한 변호사는 "물론 사건의 결과는 안타깝지만, 형사재판과 징계가 동시에 무겁게 작용하면서 사실상 이중 처벌로 이어졌다"며 "조직 내 안전 관리 책임을 체계적으로 나눠지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사건은 한 공무원의 '업무상 과실'에 대한 형사책임을 넘어, 지방자치단체 내 책임 전가 구조와 공직자 안전 관리 시스템의 문제까지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울릉군 공무원 사회는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은 필요하지만, 개인에게 모든 짐을 떠넘기는 방식은 억울한 희생만 낳는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