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남북관계 개선에 차단막 친 김여정…“적대국 선동”

이제훈 기자 2025. 8. 20. 15:4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실현 불가능한 일, 망상이고 개꿈"이자 "가장 적대적인 국가의 선동"이라고 비난했다.

남북관계는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강조한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가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말한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이니, 관계 개선은 기대하지 말라는 선 긋기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여정 19일 ‘외무성 주요국장들과 협의회’에서 대응외교 주문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우리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실현 불가능한 일, 망상이고 개꿈”이자 “가장 적대적인 국가의 선동”이라고 비난했다. 남북관계는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강조한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의 특수관계”가 아니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말한 “가장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이니, 관계 개선은 기대하지 말라는 선 긋기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김 부부장이 발표한 두차례 대남 담화(7월28일, 8월14일)의 연장이지만, 이번엔 발언의 형식을 바꿨다.

김여정 부부장은 19일 ‘외무성 주요 국장들과 협의회’를 열어 “국가수반(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외정책 구상을 전달·포치(넓게 늘어놓음)”하며 “한국 정부의 기만적인 ‘유화공세’의 본질과 이중적 성격을 신랄히 비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의 움직임을 외무성 간부들 앞에서 비판했다는 건 한국을 ‘외국’으로 대한다는 뜻이다. 이번 발언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북한 인민이 읽을 수 있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김 부부장이 외무성 국장들을 불러 모은 이유가 있다. 그는 정부의 ‘선제적 긴장완화 조처’ 등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겨냥해 “악취 풍기는 대결 본심을 평화의 꽃보자기로 감싼다고 해도 자루 속의 송곳은 감출 수 없다”면서도 “평화를 위해 저들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자는 속심”을 경계했다. 그러곤 “외무성은 가장 적대적인 국가(한국)와 그의 선동에 귀를 기울이는 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한 대응 방안을 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 노력에 다른 나라들이 호응하지 못하도록 ‘차단 외교’를 펼치라는 주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긴장 완화, 관계개선 정책’과 김 위원장의 ‘대화 배제, 적대국 관계’ 노선이 대비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 부부장은 “한국에는 우리 국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지역외교무대에서 잡역조차 차례지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은 우리의 외교 상대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북한의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국과의 외교에 한국의 관여를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김 부부장은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진’의 3대 방침을 두고 “한국의 대조선 정책이 ‘급선회’하고 있는 듯한 흉내”라 깎아내렸다. 이어 “작은 실천들이 조약돌처럼 쌓이면 상호 간에 신뢰가 회복될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지난 18일 을지 국무회의 발언을 인용한 뒤 “방랑시인 같은 말”이라고 빈정댔다. 그러면서 “‘보수’의 간판을 달든, ‘민주’의 감투를 쓰든 우리에 대한 한국의 대결 야망은 변함없이 대물림해왔다”며 “리재명은 이러한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위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8일 시작된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를 두고선 “미한(미국-한국)의 침략전쟁연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리재명 정권은 ‘방어적 훈련’이라는 전임자들의 타령을 외워대고 있다”며 “겉과 속이 다른 서울 당국자들의 이중인격”이라 비난했다.

김 부부장의 담화에 대통령실은 “북 당국자가 우리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왜곡해 표현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남북이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