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인사이드아웃] ‘복지급여는 신청 없어도 자동 지급하라’ 대통령 지시에 고민에 빠진 복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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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급여에 해당하는 생계급여, 아동수당, 기초연금, 장애수당 등은 대상자가 신청해야 지급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만약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복지급여를 신청 없이 자동 지급하게 하려면 개인정보 제공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이밖에 사회보장기본법, 사회보장급여법 등 신청을 통해 복지급여를 지급하게 하고 있는 현행 법령이 모두 개정돼야 자동 지급이 가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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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복지급여 받기 위한 개인정보 일괄 제공은 법적 문제 있어”
복지급여에 해당하는 생계급여, 아동수당, 기초연금, 장애수당 등은 대상자가 신청해야 지급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왜 굳이 신청 제도를 운영하느냐”고 했다. 지급 기준이 정해져 있으니, 대상자에게 자동 지급하는 방식으로 바꿔보라는 취지였다.
이렇게 대통령이 내려준 숙제를 받아든 보건복지부가 고민에 빠진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급여를 받으려면 개인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 법률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포괄적 정보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 복지급여 500종, 일일이 ‘정보 제공 동의’ 필요
현재 복지부가 현금 등을 지급하는 복지는 500종이 넘는다. 모두 수급자가 신청해야 절차가 진행되는 방식으로 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이 과정에 필요한 개인정보인 인적, 소득, 재산, 자격(장애 여부) 등을 정부가 열람하려면 수급자의 동의를 하나하나 받아야 한다.
예컨대 기초연금을 신청하려면 소득재산신고서, 지급 받을 통장 사본 등 5종의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때 ‘개인정보 수집 및 활용’, ‘금융 정보 제공’ 등에 일일이 동의하는 절차를 거친다. 이런 동의가 있어야 만 65세 이상에 해당하는지, 배우자는 있는지, 소득과 부동산·자동차·주식·예금 등은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개인정보 제공은 전체를 일괄적으로 동의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개인정보 침해와 유출, 남용을 막기 위해서다.

◇ “개인정보 포괄적 제공에 대한 사회적 합의 쉽지 않아”
만약 이재명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복지급여를 신청 없이 자동 지급하게 하려면 개인정보 제공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특히 예금·대출·투자 등 금융 정보 제공 동의를 위한 신용정보법 개정이 가장 까다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현수 한국사회보건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선비즈와 통화에서 “신용정보법에 ‘국가나 지자체의 정책 지원을 위해 조회를 할 때는 정보 제공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신설될 필요가 있다”며 “민간 금융회사를 설득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실명법 위반 등을 이유로 금융회사들이 개인정보 제공에 소극적일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사회보장기본법, 사회보장급여법 등 신청을 통해 복지급여를 지급하게 하고 있는 현행 법령이 모두 개정돼야 자동 지급이 가능하게 된다.
또 정부, 지자체 간의 개인정보 공유도 문제다. 예컨대 난방비를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 제도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주도록 돼 있는데, 복지부는 관련 정보를 다른 바우처 지급을 하는 중앙 부처에 제공할 수 없다. 최 연구위원은 “‘제3자 정보 제공 금지’ 조항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이미 확보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바우처를 주고 싶어도 수급자에게 일일이 신청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신청률이 100%에 못 미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정보 제공과 공유 문제가 해결된다면 자동 지급은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다고 한다. 이미 사회보장정보원은 가입자들에게 기초생활보장·기초연금 등 127종의 복지 서비스에 대해 자격이 되면 자동으로 알려주는 ‘복지 멤버십’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보완하면 자동 지급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다만 복지부 관계자는 “개인정보를 정부가 포괄적으로 수집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복지급여 자동 지급을 위한 개인정보를 최소화하고 유출·남용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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