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남성 정자 수 급감…플라스틱 화학물질 규제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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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에 활용되는 화학물질로 전세계 남성의 정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남성의 정자 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플라스틱 첨가제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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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에 활용되는 화학물질로 전세계 남성의 정자 수가 급감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플라스틱 오염 방지 협상에서 화학물질 규제 합의에 실패하면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과학자들이 남성의 정자 수 감소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는 플라스틱 첨가제에 대한 규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남성의 정자 수는 최근 50년 동안 매년 약 1%씩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자 수가 감소한 만큼 인간의 생식력 역시 비슷한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비만 증가, 좌식 생활, 고령화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샤나 스완 뉴욕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 환경의학 및 공중보건학 교수는 정자 수 감소율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스완 교수가 2017년과 2023년 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OUP)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인간 생식 최신 동향(Human Reproduction Update)'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1973년부터 2018년까지 세계 남성의 정자 수가 약 60% 줄었다.
연구팀은 서구권과 비서구권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한 결과 두 지역 모두 정자 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1973년부터 매년 1% 수준으로 감소하다 2000년 이후부터는 매년 2% 이상씩 정자 수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정자 수 감소는 1950년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플라스틱 사용과 반비례 관계를 보인다. 스완 교수는 플라스틱 첨가제와 정자 감소의 명확한 연관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첨가제가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켜 '프탈레이트(phthalates) 증후군'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정자 수가 감소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화학물질이다. 생수병이나 의료용 튜브, 음식 용기 등에 포함된다. 프탈레이트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태아와 배아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탈레이트에 지나치게 노출될 경우 항문과 생식기 사이 길이 단축, 성숙기 이후 정자 수 감소 등의 증상을 겪는다. 스완 교수는 "임신 초반에 프탈레이트에 지나치게 노출되면 미묘한 생식 발달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환경단체와 과학계는 "화학 오염이 기후변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위협적"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런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 첨가제 사용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은 분위기다. 지난주 제네바 회담은 2주 간의 협상 끝에 실패로 돌아갔다. 산유국과 가스 생산국들이 화학물질 규제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스완 교수는 "사람들이 포장 용기를 적게 쓰고, 유리병에 음료를 담아 마시는 것을 넘어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을 어떻게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근본적 대응을 촉구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93/humupd/dmx022
- doi.org/10.1093/humupd/dmac035
[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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