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광장] 영어 학습, 그 불편한 진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학습이다.
소위 교육열이 큰 부모를 둔 주변의 친구들은 '영어회화 그룹과외'를 한다며 수업을 듣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2025년 학부모 입장에서 느낀 바로는 영어에 대한 교육열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그토록 목마르게 학부모들이 원하는 영어 교육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는 학부모 입장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는 학습이다. 그 중 영어에 대한 갈증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는다. 필자가 어린 시절 영어는커녕 한글 교육도 제대로 받지 않은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소위 교육열이 큰 부모를 둔 주변의 친구들은 ‘영어회화 그룹과외’를 한다며 수업을 듣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대학 진학 후에는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가 성공의 지렛대 내지는 증폭제가 되었다. 단순히 영어 능력을 떠나 미국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의 취업 시장에서의 메리트는 상상 이상이었다.
2025년 학부모 입장에서 느낀 바로는 영어에 대한 교육열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내 또래의 학부모보다 한 세대 어린 학부모들은 그 교육열이 감히 상상을 초월한다. 태어나서 갓 한해가 갓 지난 아이들이 영어를 배운다는 소문부터 기괴하였는데 일부 아이들은 두 돌이 지나면 영어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을 준비한다. 무엇이 이러한 비정상적인 상황을 이끌어냈단 말인가? 우선, 한국에서는 영어라는 언어가 문화와 생활이 아닌 학습인 결과일 테다.
관련 논란은 최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영어유치원 금지법’이라고 불리는 학원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법안은 36개월 미만 영유아 대상 외국어 교습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세 이상 7세 미만 유아에게도 하루 최대 40분 이내로만 외국어 수업이 허용된다. 학부모들의 과도한 영어에 대한 교육열에 심각한 문제의식을 필자도 함께한다. 관련 법안이 상정되기까지의 시대적 고민을 공유한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규제로 학부모들의 욕망을 잠재울 수 있을까? 규제 일변도로 정책적 관리를 하는 것이 인간의 욕망을 이길 수 있을 것인가?
본질적인 해답은 법안을 통한 규제에 있지 않다. 우리는 사교육 시장과 대척하며 욕망을 규제로 누를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해외에 나가서 활동해 본 분들은 공감하실 테다. 영어는 이제 세계 시장에서 활동의 필수이자 전제이다. K-문화의 글로벌 선점을 경탄하면서도 우리의 공교육은 이를 철저히 도외시하고 사교육에 힘을 빌리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교육 시장은 공교육의 공백을 메워주는데 이바지하였고 과도한 욕망은 겨우 3세가 대치동 입시를 준비하는 괴물 같은 현상에 기여하였다. 이제는 규제가 아닌 허용으로 이 난관을 뚫어야 할 시점임을 기억하여야 한다.
그동안 사교육에 미뤄두었던 공교육의 역할을 제대로 반성해야 한다.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서야 그토록 목마르게 학부모들이 원하는 영어 교육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우리가 비영어권 국가이기에 문화로서의 언어 습득이 힘들다면, 유치원 누리과정에서, 그리고 초등 1학년 입학 후 공교육 과정의 일부로 영어 과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철저하게 공교육에서 책임져야 한다.
일부 사립초등학교에서 행하는 영어 커리큘럼에 한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공교육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고 찾아야 한다. 초등 교사의 질적 향상도, 교육형평성의 보장도, 대치동 사교육이라는 기괴한 현장도 이러한 고민으로부터 한걸음 씩 함께 머리를 모아야 해결할 수 있다.
작금의 상황에서 누군가 영어를 잘하는 것이 더 이상 사회적 특혜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규제가 아닌 받아들임과 경청으로부터 교육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길이 영어 공교육의 대상 확대와 공교육 질적 수준 향상으로부터 시작되기를 강력히 바란다.
이윤진 건국대 건강고령사회연구원 교수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91세 이순재 ‘건강 이상설’ 일축…“거동 불편해서 재활 치료 중”
- 손흥민 떠나자마자…토트넘 ‘엉터리 태극기’에 눈살
- 빈스 “‘소다팝’, K-팝 흉내만 낸 게 아니라 정체성 살려” [인터뷰]
- 안방에서 즐기는 ‘조용필 콘서트’…웨이브, 라이브·다시보기 서비스 제공
- ‘스토킹 혐의’ 최정원 “흉기협박? 사소한 다툼…일종의 해프닝” 해명
- “먹는 위고비라던데” 인플루언서 체험후기, 알고보니 불법광고…이미 324억원어치나 팔렸다
- “AI 아닙니다” 온몸 주황빛 희귀 상어…학계도 ‘깜짝’
- “아기가 자꾸 손대” 승강기 벽보 뜯은 엄마 재물손괴 피의자 신분
- “중국은 셰셰” 양궁 국대가 ‘대선 부정선거’ 주장…징계 가시화
- 美식당서 먹방 찍던 男女에 SUV 돌진…“자작극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