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성향 교사는 안 된다”… 美 남부지역 ‘사상검증’ 논란

김송이 기자 2025. 8. 2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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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남부 오클라호마주가 진보 성향이 강한 일부 지역 출신 지원자들에게 교사 자격을 부여하기 전에 '사상 검증' 시험을 통과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출신 교사 지원자에게 보수 성향 비영리단체 프래거유(PragerU)가 고안한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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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뉴욕 출신 지원자 대상
교육감 “급진적 좌파 이념서 보호”
性 결정 염색체 등 사상 검증 문항
일각선 “MAGA 충성도 테스트” 비판

미국 남부 오클라호마주가 진보 성향이 강한 일부 지역 출신 지원자들에게 교사 자격을 부여하기 전에 ‘사상 검증’ 시험을 통과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라이언 월터스 미국 오클라호마주 교육감 / AP=연합뉴스

19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출신 교사 지원자에게 보수 성향 비영리단체 프래거유(PragerU)가 고안한 시험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시험은 미국 정부, 종교, 성별 등과 관련된 50개 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라이언 월터스 오클라호마 교육감은 성명을 통해 “내가 교육감으로 있는 한 오클라호마 교실은 캘리포니아와 뉴욕과 같은 곳에서 조장되는 급진적 좌파 이념으로부터 보호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 성향의 교사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이 같은 정책은 진보적 색채가 짙은 교육 방식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어떤 성향의 정권이 집권하느냐에 따라 교육의 방향이 크게 달라져 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인 2016년 미 연방 교육부는 각 학교에 “생물학적 성이 아닌, 각자의 성 정체성에 따라 교내 화장실·탈의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취임 후 이를 폐기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를 다시 복원했다.

월터스 교육감의 “개빈 뉴섬의 ‘깨어난(woke) 마르크스주의 의제’가 오클라호마를 캘리포니아처럼 만들도록 두지 않겠다”는 발언은 진보 성향 교육 정책에 대한 불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실제로 뉴섬 주지사는 2023년 모든 캘리포니아 학교에 성중립 화장실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에 서명하는 등 ‘woke’ 교육 정책을 주도해 왔다.

현재까지 공개된 시험 문항에는 ‘헌법의 처음 세 단어는 무엇인가’, ‘미국 상원의원은 몇 명인가’와 같은 기본 상식 문제뿐 아니라, ‘종교의 자유가 미국의 정체성에 왜 중요한가’처럼 교사 지원자의 사상을 검증하는 듯한 질문도 포함돼 있다. 월터스 교육감은 캘리포니아와 뉴욕 출신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시험이 “두 성(性) 간의 생물학적 차이”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CNN은 “성별과 관련된 한 문항은 교사들에게 생물학적 성별을 결정하는 염색체 쌍을 고르는 객관식 문제를 풀도록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성소수자(LGBTQ)에 대한 지원자의 신념을 가늠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 같은 내용이 공개되자 교육계에서는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충성심 테스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미국 최대 규모 교사 노조 중 하나인 미국교사연맹(AFT)의 랜디 와인가튼 회장은 “이 MAGA 충성도 테스트는 이미 심각한 교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오클라호마에서 교사들에게 또 다른 좌절을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오클라호마는 이전에도 보수 성향의 교육 정책을 추진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해 말, 월터스 교육감은 주 교육부 이사회에서 주내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성경을 비치하고 학생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도록 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하기도 했다.

WP는 이번 정책에 대해 “오클라호마 당국이 주 교육 제도를 우경화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CNN은 “보수 성향 기관인 프래거유가 개발한 이 시험을 도입하기로 한 결정은 새 학기를 불과 며칠 앞두고 교육 문화 전쟁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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