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권 정부에서의 도민의 자기 의사결정권

네이버에 '제주 제2공항'을 검색해 보면, 첫 페이지 대부분을 부동산 광고가 장식한다. 제2공항 문제가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의 문제이고, 미래세대를 위하여 우리가 보존하고 지켜내야 할 가치의 문제인 반면, 네이버 광고가 보여주는 민낯은 단지 투자의 대상이고, 돈벌이의 수단이다.
대형 국책사업이 시행되면 투자를 유치하고 돈벌이가 횡행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이, 이 국책사업이 적절한가 하는 점과 도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하는 점이 아닐까 싶다.
제2공항 관련 토론회에서 정부 측은 언제나 "여러분, 제주공항에 가면 너무 번잡하고, 짜증이 나지요?"로 시작해서 그래서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고 논리를 전개한다. 이 말을 들으면 누구나 솔깃한다. 제주공항의 번잡함 때문에 짜증을 느낀 적이 많아서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 말은 논리의 비약이 너무 심하다. 생략된 말이 너무 많다. 공항이 비좁은 것을 해결하는 방식이 꼭 제2공항이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인 문제에서부터, 공항 이용객을 얼마로 설정하여 제2공항을 지으려고 하는지, 이만큼 제주도 방문객이 많아질 경우 제주도의 가치가 유지 보존될 수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결정을 진행하는 과정과 절차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하는 문제들을 짚어봐야 한다.
제2공항 논의 시작 즈음에는 찬성 비율이 높았다. 그런데 지금은 반대하는 도민들 비율이 높다고 한다. 위에 언급한 문제들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본 도민들이 내린 결론이다. '아, 이렇게 진행되어서는 안 되는 거구나' 하고.
그런데도 거의 막무가내로 제2공항이 진행되는 듯싶다. 국민주권 정부에서 이렇게 국책사업이 진행되는 것이 맞는가?
고향 마을에 비가 많이 오면 물살이 밭을 쓸어가 버리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과거에 없었던 일이다. 이 물은 곱게 포장된 수로로 바다로 향한다. 물이 멈춰 있고, 스며들고, 보존되는 공간이 점차 사라진다. 인간의 자연 파괴와 기후 위기로 인한 문제다. 제2공항은 인간의 자연 파괴의 총체적 재현이면서 숨골 문제, 조류 서식지, 조류 충돌 문제, 습지 보존 등의 문제가 함께 한다.

2025년 6월 3일 대한민국은 국민주권 정부를 출범시켰다. 국민주권 정부는 국민의, 시민의 참여를 보다 넓히는 정부다. 과거 정부에서는 주민의 의견을 형식적으로만 수렴하는 척했다면, 지금은 실제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이 진행되어야 한다. 그것이 주권재민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광주에서 시민들과의 토론을 통해 광주공항·무안공항 문제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여 의견을 수렴해 가겠다고 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제2공항 문제도 정부의 일방적인 진행이 아니라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보다 폭넓은 도민들의 참여 하에 결정되기를 바란다. 제주도민들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닌가? / 백경진(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