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하자마자 폭우에 쑥대밭, 하천부지 ‘파크골프장’···복구비만 수억원씩 ‘골머리’
지자체 수억 들여 조성했지만 침수 피해 반복
환경단체 “이런 시설물 설치 허가하면 안 돼”

지난달 집중호우가 내린 광주광역시에서 하천부지에 조성한 파크골프장이 침수돼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복구공사를 하고있다. 복구비가 골프장 조성비의 절반에 달하는 곳도 있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하천부지에 골프장을 조성한 터라 매년 침수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19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7일 극한호우가 내렸던 광주에서 영산강과 황룡강 하천부지에 조성한 파크골프장 4곳이 침수됐다. 당시 광주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많은 426.4㎜의 비가 내렸다.
북구청이 영산강 하천부지에 조성한 18홀 규모의 ‘북구종합운동장파크골프장’은 크게 불어난 강물에 완전히 침수됐다. 밀려든 토사가 잔디밭을 뒤덮었고, 시설물도 파손됐다.
이 골프장은 지난해 6월 북구가 12억원을 투입해 개장했다. 개장 1년 만에 침수 피해를 보면서 북구는 조성 비용의 절반에 달하는 5억9000만원을 복구비로 투입할 계획이다. 9월 재개장이 목표다.
개장 2∼3달밖에 안 된 골프장도 침수됐다. 서구가 지난 4월 확장 개장한 ‘덕흥파크골프장’도 침수 피해로 복구공사가 진행 중이다. 서구는 골프장을 확장하면서 4억원의 예산을 들여 9홀을 추가했다. 침수 피해로 복구 비용만 2억7000만원이 투입된다.
지난 6월 광산구가 5억원을 들여 황룡강 하천부지에 조성한 ‘임곡파크골프장’에서도 복구공사가 한창이다. 개장 두 달만에 벌어진 일이다. 전체 49홀 규모로 광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광산구의 ‘황룡강서봉파크골프장’도 침수됐다. 13억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이 곳은 2020년 8월에도 집중호우로 강물이 덮치면서 쑥대밭이 된 바있다. 광산구는 1억원의 복구 예산을 투입해 다음달 파크골프장을 재개장할 예정이다.
지자체들은 주민 편의 등을 들어 정부로부터 점용허가를 받아 하천부지에 파크골프장을 짓고 있다. 광주와 전남지역만 해도 영산강과 황룡강, 섬진강, 탐진강 등 하천부지에 11곳의 파크골프장이 운영 중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넓은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하천부지에 골프장을 조성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후위기 등으로 집중호우가 빈번해지고, 호우량도 늘면서 반복적인 침수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기후위기로 호우 피해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만큼 하천부지에는 이런 시설물 설치를 애초에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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