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서열…논보다 밭이, 밭보다 비닐하우스가 더 뜨겁다”

박준하 기자 2025. 8. 2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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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농촌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어디일까? 비닐하우스일까, 고추밭일까.

결국 같은 밭에서도 작업 자세에 따라 체감온도가 달라지고, 실제 농민이 느끼는 불볕더위는 더욱 심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관측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는 농민들은 폭염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부득이하게 작업하면 반드시 인근 그늘에서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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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폭염 특별관측 분석 중간 발표
폭염 강도, 비닐하우스>밭>과수원 순
그늘서 쉬면 최대 3℃까지 낮아지기도
땅과 가까울수록 복사열로 더위 더 느껴
온열질환 예방하려면 작업 중 휴식 중요
기상청에 따르면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는 것이 고추밭보다 평균 체감온도가 높았다. 이미지투데이

한여름 농촌 현장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어디일까? 비닐하우스일까, 고추밭일까.

이와 관련 기상청이 19일 ‘폭염 특별관측’의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폭염 특별관측이란 국민이 실제로 생활하는 공간에서 폭염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환경에서 한시적으로 수행하는 비정규 기상관측이다. 올해 6~8월, 농업환경과 계곡, 휴양림 등 14개 지점에서 특별관측을 시행하고 있다. 기상청의 농업환경 조사 지역은 전북 완주 농업생명연구단지다.

고추밭보다 비닐하우스가 평균 3.9℃ 높아
농업환경에서 폭염 특별관측을 하는 모습. 기상청
7월 관측 결과 밭과 비닐하우스가 농민들에게 가장 혹독한 환경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닐하우스는 밭보다 평균 3.9℃나 더 높았다.

고추밭의 평균 일 최고기온은 배나무 과수원보다 0.4℃, 논보다 0.9℃ 높았다. 즉, 농업환경에서 폭염의 강도는 비닐하우스> 밭 > 과수원 > 논 순이었다. 더 심각한 곳은 비닐하우스였다. 완주군 농업생명연구단지 내 고추 재배용 비닐하우스는 밭보다 평균 3.9℃, 일 최고기온은 3.9℃, 일 최고체감온도는 3.3℃ 더 높았다. 특히 7월8일 오후 2시에는 인근보다 최대 11.5℃까지 치솟아 ‘찜통더위’를 입증했다.

고추밭 옆 정자 그늘은 농업환경 중 가장 시원한 공간이었다. 오후 시간대(정오~오후 6시) 평균기온은 밭보다 0.8℃, 일 최고기온은 0.9℃ 낮았다. 순간적으로는 최대 3.0℃까지 낮아지는 효과가 확인됐다. 또 같은 농촌이더라도 계곡이나 휴양림은 현격히 온도가 떨어졌다. 경남 밀양의 얼음골은 인근 지점보다 월평균 최고기온이 무려 8.8℃ 낮았다. 지리산정원(전남 구례)은 2.7℃, 백담사 계곡(강원 인제)은 2.2℃, 백야자연휴양림(충북 음성)은 1.6℃ 낮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농작업 시 일정 간격으로 그늘에서 쉬는 것만으로도 온열질환 예방 효과가 크다”며 “농민들에게 꼭 필요한 생활 속 안전 수칙”이라고 설명했다.

서서 작업할 때보다 앉아서 작업하면 ‘더 찜통’
기상청은 밭에서의 높이별 기온 차이도 확인했다. 고추밭에서 허리를 굽히거나 앉아 일하는 높이(50㎝)에서는 일반적으로 서 있을 때 성인 얼굴 높이인 150㎝보다 평균 1.8℃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온도계 수치 차이에 그치지 않는다. 지면과 가까운 위치에서는 흙과 작물, 비닐 멀칭 등이 강한 햇빛을 받아 그대로 열을 흡수한 뒤 다시 방출하는데, 이른바 복사열이 겹치면서 온도가 더 치솟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풀을 뽑거나 열매를 따기 위해 자연스럽게 허리를 굽히게 된다. 이때 얼굴과 호흡기가 복사열이 집중된 뜨거운 공기층에 직접 노출되는 것이다. 결국 같은 밭에서도 작업 자세에 따라 체감온도가 달라지고, 실제 농민이 느끼는 불볕더위는 더욱 심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관측을 통해 확인된 셈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는 농민들은 폭염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부득이하게 작업하면 반드시 인근 그늘에서 주기적으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기후 위기 시대의 폭염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 요인”이라며 “기상청은 앞으로도 폭염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상청의 폭염 특별관측 최종 보고서는 10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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