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알박기 원조는 민주당, 방지법 만들되 다음 정부서 시행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19일 “윤석열 알박기를 제거해 공공기관을 정상화하겠다”며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 정부 때 임명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광복절 기념사 중 “광복은 연합국 승리의 선물”이라는 부분을 문제 삼아 사퇴를 요구했었다. 이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은 ‘역사관’ 때문이 아니라 지난 정부 기관장을 사퇴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이었던 셈이다. 민주당은 이미 대통령 임기가 끝나면 기관장 임기가 끝난 것으로 간주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5년의 대통령 임기와 대개 3년인 공공기관장 임기가 달라 발생하는 ‘알박기 인사’는 보수·진보 정부 상관없이 반복돼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이 문제를 해결하자며 21대 국회 때 관련 법안을 추진했지만 시행 대상과 시기에 대한 이견 때문에 무산됐다.
민주당은 비상계엄 이후 임명된 공공기관장이 45명이며 이 중 23명은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임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알박기 인사’를 문제 삼는 것은 낯 뜨거운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를 6개월 남긴 상황에서 공공기관장 59명을 임명했고, 방통위원장·권익위원장 등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자리를 유지했다. 윤 정부 출범 1년이 지난 뒤에 350개 공공기관장과 임원 3080명 중 86%가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사람들이었다. 문 정부 말기에 임명했던 알박기 공공기관장 중에는 아직도 자리를 지키는 사례가 있을 정도다.
미국은 대선 주기에 맞춰 4년에 한 번씩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하는 주요 직위를 정리한 책자(플럼북)를 발행해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이 책자는 여야가 합의를 통해 작성한다. 여야 합의로 만드는 건 자신들이 집권하면 찬성하고 정권을 빼앗기면 반대하는 ‘내로남불’을 막기 위해서다.
민주당이 ‘알박기 방지법’을 정권과 상관없이 제도로 정착하려면 국민의힘과 합의 처리하고, 형평성 차원에서 시행은 다음 정부부터 하는 게 공평하고 합리적이다. 이번에 ‘알박기 방지법’을 처리하는 김에 공공기관장을 전문성이 아닌 대선 유공자들에게 정치적으로 나눠주는 것을 막는 ‘낙하산 방지법’도 여야가 합의 처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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