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 12개' 속 터지는 롯데 타선…피하지 못한 20년만의 9연패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사령탑의 걱정에도 롯데 자이언츠는 연패의 사슬을 끊어내지 못했다. 번번이 찬스를 놓친 타선에 또 다시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롯데는 19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2-5로 패배했다.
이로써 롯데는 9연패의 수렁에 빠졌고, 10경기 연속 무승에 그쳤다.
지난 7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부터 16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8경기를 내리 졌다. 17일 삼성전에서는 8-8로 비기면서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롯데가 9연패에 빠진 것은 2005년 6월 5일 수원 현대 유니콘스전부터 14일 마산 두산 베어스전까지 9연패를 경험한 이후 약 20년 2개월 만이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 타선은 찬스를 만들고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LG(9개)보다 많은 10개의 안타를 치고, 3개의 볼넷을 얻었으나 9회 2점을 뽑는데 만족했다.
잔루가 무려 12개에 달했다.
롯데 타자들은 찬스 상황에서 조급한 모습을 보이면서 결정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롯데는 2회초 윤동희의 볼넷과 유강남의 좌전 안타로 1사 1, 2루를 만들었으나 김민성이 삼진으로 물러나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았다.
전민재가 LG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의 실책으로 출루해 2사 만루가 이어졌지만, 황성빈이 4구 만에 삼진으로 돌아섰다. 황성빈은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톨허스트에 직구에 연신 헛손질을 했다.
롯데 벤치는 2회초 공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인 베테랑 김민성을 2회말 수비 때 교체했지만,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3회부터 5회까지는 매 이닝 주자가 나갔지만 득점권에 다다르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6회에 나왔다.
0-3으로 끌려가던 롯데는 6회초 윤동희, 유강남이 연속 안타를 친 후 박찬형이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가 1사 만루를 만들었다.
단타 하나만 동점까지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전민재가 3구 삼진을 당하면서 흐름이 끊겼다.
전민재는 톨허스트의 바깥쪽 낮은 컷 패스트볼을 공략하지 못해 2스트라이크에 몰렸고, 몸쪽으로 뚝 떨어지는 포크볼에 헛스윙을 하면서 삼진으로 돌아섰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노진혁을 대타로 냈으나 조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2구째 느린 커브에 방망이를 돌렸다가 1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롯데는 7회초에도 고승민, 빅터 레이예스의 안타로 2사 1, 3루를 만들었지만, 윤동희가 유격수 땅볼을 쳐 득점에 실패했다.
0-5로 뒤진 9회초 1사 1, 2루에서도 손호영이 진루타에 만족하면서 LG 불펜 투수 장현식을 크게 흔들지는 못했다. 그나마 레이예스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영봉패를 간신히 면했다.
앞서 8연패 기간 롯데는 타선이 크게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연패가 시작된 7일 KIA전부터 무승부로 마친 17일 삼성전까지 9경기에서 팀 타율이 0.205에 불과했다. 출루율 0.295, 장타율 0.277로 처참한 수준이었다. 팀 OPS(출루율+장타율)가 0.572에 불과했다.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롯데는 8일 사직 SSG 랜더스전, 12일과 13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영봉패를 당했다.
투타 불균형도 고민이었다. 14일 한화전과 15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각각 4점씩을 냈으나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패배의 쓴 잔을 들이켰다.
17일 삼성전에서도 7회 6점을 내며 7-3으로 앞섰으나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연패 탈출을 이루지 못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롯데 감독은 "타격감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상대 팀 1, 2선발을 상대하다보니 어려움을 겪는다. 선취점을 낸 경기가 거의 없었다. 타격 컨디션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했지만, 여전히 롯데 타선은 힘을 쓰지 못했다.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경기를 내주면서 연패가 길어지는 것이 걱정"이라던 김태형 감독의 고민은 한층 깊어지게 됐다.
롯데는 4위 SSG가 2연패에 빠지면서 간신히 3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연패가 이어진다면 5위 밖 추락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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