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아파트 이해 부족 ... 주민 갈등 불씨
지정 후 되레 세대 내 늘어 … 관리 주체 강제 권한 없어
입주민 간 흡연 - 비흡연자 권리·이익 균형점 찾기 과제

[충청타임즈] #1 청주시 상당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흡연자 A씨는 최근 단지 후미진 곳에서 담배를 피던 중 운동하러 나온 주민과 얼굴을 붉혔다. 상대방이 금연아파트라며 강한 어조로 담배를 끌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금연아파트 지정 기준을 이해하고 금연구역이 아닌 곳에서 담배를 피던 A씨가 대꾸를 했지만 상대방은 자신의 주장만 폈다. 금연아파트는 단지 전체가 금연구역이라는 것이었다.
#2 청주시 서원구의 한 금연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B씨(30)는 흐린 날과 새벽이면 창문과 화장실 배관을 통해 들어오는 담배 냄새로 고통받고 있다. 관리사무소에 피해 상황을 전했지만 실내 흡연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 방송만 흘러나올 뿐이었다.
금연아파트에 대한 정확한 이해 부족이 아파트 입주민 간 분쟁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확하게 금연아파트는 거주 세대의 절반 이상이 동의를 얻어 거주지역 시·군에 신청하면 복도, 계단, 엘리베이터, 지하주차장 중 전부 또는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금연구역으로 지정된 공용공간 흡연 적발 시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금연아파트로 지정된다고 하더라도 금연구역 4곳을 제외한 아파트단지내 공원, 인도, 심지어 집안 등에서는 흡연이 가능하다.
하지만 용어 자체가 금연아파트이다 보니 단지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인식하고 흡연자와 마찰을 빚는 입주민들이 많다.
그렇다보니 금연아파트 입주민 간의 흡연분쟁은 아파트관리소 종사자들에게는 무서운 민원이 돼 폭탄처럼 날아든다.
A씨가 거주하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금연아파트 지정, 흡연 자제 방송, 안내문을 붙여도 민원이 끊이질 않는다"며 "금연아파트의 지정 후 오히려 세대 내 흡연이 늘어난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어 "우리 아파트가 금연아파트로 지정되자 일부 입주민이 단지 전체가 금연구역이라고 착각해 민원을 더 많이 넣는다"며 "금연구역에 관해 설명하니 `발코니로 냄새가 올라오는데 왜 쓸데없는 곳만 금연구역으로 지정했냐'며 화를 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 공동주택관리법에는 화장실, 발코니 등 세대 내 흡연으로 인해 다른 입주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입주자의 흡연을 관리 주체가 강제할 권한은 없다.
지난 2월 기준 청주에는 68개의 금연아파트가 지정돼 있다. 각 구별로 △흥덕구 25개 △상당구 22개 △청원구 13개 △서원구 2개다.
또 금연아파트 인접 지역은 간접 흡연과 담배꽁초로 2차 피해를 입고 있다. 주민 간 갈등으로 아파트를 벗어나 단지 주변에서 담배를 피는 흡연자들 때문이다.
결국 입주민 간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의 권리와 공공의 이익 사이 어딘가 균형점을 찾는 것이 금연아파트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용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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