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트럼프가 만족할 선물’ 챙긴다…4대 그룹에서만 126조 ‘투자 보따리’

오수현 기자(so2218@mk.co.kr), 우제윤 기자(jywoo@mk.co.kr), 이덕주 기자(mrdjlee@mk.co.kr), 박승주 기자(park.seungjoo@mk.co.kr) 2025. 8. 19.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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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방미에 15개社 동행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서 협력
성과 과시 원하는 트럼프에게
거액투자·일자리 창출 안겨야
정상회담 성공 마무리 공감대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경제단체 및 기업인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사진 =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과 재계 총수들이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원팀 코리아’ 전략을 논의했다.

정부간 관세협상은 큰 틀에서 마무리됐기 때문에 가장 큰 관심사는 방미 기간 중 발표될 한국 주요 기업들의 미국 내 직접투자 규모다.

협상 성과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추가로 ‘투자 선물’을 안겨야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는 공통된 인식도 깔려 있다.

이날 간담회에선 개별 기업의 직접 투자와 관련한 논의도 오갔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구체적인 숫자가 거론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대미 투자 부분도 잘 챙겨달라는 취지로 당부했다”고 전했다.

대미 투자 확대를 미국이 거세게 압박하면서 국내 산업의 공동화 우려가 커진 것도 사실이다.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같은 염려를 의식한 듯 “대미 투자와 별개로 국내에서도 지속해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관련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구자은 LS 회장 등이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미국 방문 경제인단은 15개사로 구성돼 있다”면서 “조선, 항공,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에너지, 핵심 광물 등 다양한 기업들”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 트루스소셜에 “한국은 그들의 투자 목적으로 거액을 투자하기로 합의했다”며 “총액은 향후 이재명 한국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백악관에 올 때 발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거액의 투자’는 한국 정부가 관세협상에서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과 1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와는 별개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내 직접투자(그린필드 투자)를 가리킨다.

또 다른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신규 투자 발표는 물론 기존 알려진 투자라도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이뤄지는 것은 다 포함해서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를 감안해 대미 직접투자 규모를 기업별로 살펴보면 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LG그룹 등 4대 그룹만 대략 126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370억달러(51조6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짓고 있다. 이번 방미를 통해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해서 발표할 수 있다.

또 미국내 반도체 생태계 재구축이 트럼프 행정부의 큰 목표이기 때문에 관련된 투자나 파트너십이 발표될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세탁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시설에 추가 투자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삼성그룹이 바이오 산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고 있는 만큼 이 분야에서 깜짝 투자를 발표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SK그룹은 2028년까지 130억달러(18조원) 추가 투자를 목표로 삼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38억7000만달러(5조원)를 들여 인디애나주에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여기에 SK온이 미국 완성차 회사들과 함께 배터리 합작공장에 투자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달러(약 29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동차와 부품·물류·철강 그리고 미래산업·에너지 부문에 투자한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미국 현지생산 120만대 체제 구축을 위해 총 86억달러(12조원)를 투자해 기아와 제네시스 생산 라인까지 추가로 설치한다.

또 계열사인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에 270만t 규모의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한다. 58억달러(8조원) 규모 투자다.

LG그룹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생산 기지를 확장하며 현지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오하이오, 미시간, 테네시 등에서 합작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통상 환경을 유리하게 만드는 데 중요한 협상 수단이 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LG화학이 테네시에 북미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을 건설 중이어서,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추가 투자도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북미산 LNG를 대규모로 확보해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멕시코퍼시픽과 연간 70만t 규모 북미산 LNG 장기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에는 세니에르와 연간 40만t LNG 공급 계약도 성공적으로 끌어내며 20년간 매년 110만t의 북미산 LNG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 역시 대미 외교에서 중요한 전략적 자산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 SK E&S, GS칼텍스, 세아제강 등 국내 주요 에너지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실제 참여가 확정될 경우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효과적인 협상 수단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조선업체를 보유한 그룹들 역시 미국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와 한화는 조선업 재건에 목마른 미국과 협력을 통해 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미국 내 조선시설 재건, 인력 교육, 공급망 정비 등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2033년까지 미국 항공기와 엔진 구입을 늘려가고 있다. 보잉 777-9 20대와 보잉 787-10 20대를 도입하고 앞으로 비슷한 조건으로 항공기 10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거래규모는 249억달러에 이른다. 또 GE에어로스페이스의 예비 엔진 8대 도입과 엔진 정비 서비스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LS그룹 계열사 LS전선은 지난 4월 미국 버지니아 주에 미국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 착공식을 가졌다. 투자 규모는 6억8100만달러(1조원)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가장 처음 실행된 대규모 현지 투자인 해저케이블 공장은 연면적 7만㎡ 규모로 2028년 1분기 양산을 목표로 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계약을 맺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머 원전과 조지아주 보글 원전에 원자로 용기, 증기 발생기 등 주기기를 공급했고 최근에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위해 미국 설계업체인 뉴스케일파워와 1억1000만달러 규모의 협력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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