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머리 좋잖아, 뭘 적냐"…CCTV 속 '노상원 위세' 이 정도였나
[앵커]
이 사안을 취재 중인 법조팀 박병현 기자와 조금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롯데리아 CCTV 영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장면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때가 계엄이 선포된 지난해 12월 3일 오후 3시쯤입니다.
평일 낮, 노상원 씨 집 근처인 경기도 안산에 있는 롯데리아에 전현직 군인들이 모여 선관위 장악 계획을 지시 받는 모습입니다.
장성급 군인이 고개를 숙이고 노씨 지시를 받아 적는 모습에서 노씨의 위세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노씨는 이날 마치 현역 사령관처럼 "다음날 아침 시간 정해지면 수사관들이랑 출동해서 임무하면 된다"면서 꽤 구체적인 선관위 장악 지시를 내렸습니다.
[앵커]
민간인에 지시를 받는 현역 군인, 장성도 있고요. 상당히 낯설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인데요. 더군다나 노씨는 불명예 전역을 하고 역술에 심취했던 사람 아닙니까?
[기자]
노씨는 7년 전 육군 정보학교장 시절 여군 교육생을 성추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고 불명예 전역한 인물입니다.
성범죄로 전역한 이후엔 '점집'에 머무르며 역술인 노릇을 해 왔습니다.
실제 저희 취재진이 만난 역술인은 노씨를 '동업자'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이런 노씨가 군 수뇌부를 불러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선관위 장악 지시까지 내린 겁니다.
모임 참석자인 예비역 대령 김용군 전 국방부 수사본부장은 "결연한 분위기를 느꼈고 쎄하다고 느꼈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노씨가 장군들보다 위에 있는 듯한 태도로 지시를 내렸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참석자들의 진술을 통해 당시 상황을 되짚어 보겠습니다.
구삼회 준장의 진술을 보겠습니다.
노씨가 김 전 대령에게 '이렇게 저렇게 해라' 하면 김 전 대령이 '이렇게 하라는 말이지요' 대답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노씨가 또 '그게 아니고 이렇게 하란 말이에요'라며 지시를 내리는 입장이었단 게 구삼회 준장 진술입니다.
구삼회 준장이 볼펜을 빌려 노씨 지시를 받아 적자 노씨가 "삼회 너는 머리 좋잖아. 뭘 그렇게 적냐"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만큼 노 씨가 계엄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군요?
[기자]
내란 모의 몇 시간 뒤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때 윤 전 대통령이 발언한 내용과 비슷한 내용을 노상원 씨가 발언을 했습니다.
노상원 씨는 이날 이 회의 장소에서 "민주당에서 감사원, 중앙지검장, 판사까지 탄핵하는데 이게 올바른 나라냐"라고 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시 발언은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윤석열/전 대통령 (2024년 12월 3일) : 판사를 겁박하고 다수의 검사를 탄핵하는 등 사법 업무를 마비시키고…]
아울러 군 장성들을 교묘하게 협박하면서 지시에 따를 것을 강압적으로 말하기도 했습니다.
구삼회 준장은 노상원 씨가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이 간다", "가족들에게 얘기를 하면 너희들은 끝장이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끝장이다, 입막음까지 지시한 거네요?
[기자]
맞습니다. 지금 보이는 CCTV 화면이 노상원 씨가 롯데리아 매장에 들어선 뒤 CCTV 위치를 확인하는 장면입니다.
노상원 씨는 이 CCTV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겁니다.
계엄 해제 후에 노상원 씨는 구삼회 준장에 연락해 CCTV는 작업하면 나올 수 있다며 진급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해 달라라며 수사에 대비해 사건을 은폐하려던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실제로 김용군 전 대령은 경찰 조사 때 진급 얘기를 했다, 진술을 했다가 뒤늦게 바꾸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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