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자립 강조한 한수원, '로열티 굴레' 못 벗었다... "노예계약" 비판에는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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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이 윤석열 정부 당시 지식재산권(IP) 다툼을 끝내면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원전 수출 시 1억7,500만 달러(약 2,400억 원)의 로열티를 주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수원은 기술 자립 전인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이뤄진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일감 보장을 이번에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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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수출에선 無쓸모... 로열티 여전해
"기술자립 뜻 설명 제대로 못해 송구"
여당 의원들 "노예계약", "식민지계약" 비판
황주호 사장 "이익 남길 만한 수준" 반박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이 윤석열 정부 당시 지식재산권(IP) 다툼을 끝내면서 미국 웨스팅하우스사와 원전 수출 시 1억7,500만 달러(약 2,400억 원)의 로열티를 주기로 합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17년 이후 기술 자립을 강조하며 K원전 수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한 한수원이었기에 비판은 거세다. 한수원 측은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고 한 적은 없다"며 로열티 지급 배경을 사실상 인정하면서도 "노예계약"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비판에는 "충분히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조건"이라며 반박했다.
"기술 자립은 원천 기술 확보 아니다"는 한수원..."궁색하다" 비판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19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술 자립을 해 수출에 문제가 없다더니 로열티 지급은 기술 자립의 효과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질의를 받고 "저는 100% 우리 기술이라고 주장한 적 없으며 일부 원자력계에서는 100% 우리 기술을 확보한 것처럼 있는 발언이 있었지만 (이는) 상업적으로 보면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오해가 생기게 홍보했다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황 사장 발언의 취지는 이렇다. 로열티는 원천 기술을 가진 회사에 주는 것이고 우리에게는 원천기술은 없지만 관련 기술은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술 자립을 했다는 것이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체코에서 증기 터빈과 발전기를 공급해 온 '스코다파워'를 사들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두산에 관련 기술은 있었지만 수출에 문제가 없으려면 원천 기술을 가진 회사를 인수해야 했다.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기술을 내재화하면서 해외 수출 시 사용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스코다파워를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황 사장의 발언을 두고 궁색한 변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수원은 2017년 기술 자립을 선언하면서 수출에도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설명해왔다. 또 1997년 웨스팅하우스의 전신인 'ABB-CE'와 계약을 통해 10년 동안 3,000만 달러의 기술료를 내기로 했던 계약도 연장하지 않았다. 그런데 8년 뒤 기술 자립을 하고도 기술료로 더 많이 떼줘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한수원은 기술 자립 전인 2009년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이뤄진 웨스팅하우스에 대한 일감 보장을 이번에도 약속했다. 즉 기술 자립 전후에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이다. 황 사장은 "기술 자립과 원천 기술 확보에 대한 상세한 이해를 국민께 제대로 못 구해 사죄드린다"고만 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번 분쟁 협의가 '노예계약', '굴욕계약'이라는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송재봉 민주당 의원은 "원전 수출 때마다 거액의 로열티를 지급하는 것이 굴욕 계약"이라며 "원전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계약의 배경에 (체코 원전 수주 달성을 위한) 조급한 성과주의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욱 의원도 "50년 계약은 식민지 계약할 때나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한수원 측은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웨스팅하우스와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로열티 지급 사실이나 금액 등을 말하지 않은 황 사장은 "웨스팅하우스 요구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면서도 "그런데 그 수준은 우리가 감내하고 이익을 남길 만하다고 봤다"고 맞섰다. 또 그는 "원자력 사업은 한 호기를 지으면 60, 80년씩 운영하기 때문에 (로열티 지급을) 그렇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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