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성단] 은행들의 ‘이자 장사’

앉아서 버는 돈이 많다.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직격하는 말이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짠물 이자’, 빌릴 땐 더 높은 이자를 독촉한다. 경기 불황 탓에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내렸고, 은행 예금금리도 2%대로 주저앉았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예·적금 금리와 주담대 금리 그래프가 ‘X’자로 엇갈리니, 고객들은 늘 손해 보는 기분이다.
영속적 내수시장과 오랜 과점체제는 은행의 굳건한 울타리가 됐다. 가계 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담대로 대출해 주고 이자를 챙기는 것은 리스크 없는 장사다. 예대금리차를 통한 수익은 쏠쏠했다. 은행에 유리한 셈법이 작동하니 실적은 수직상승했다. 4대 금융그룹(KB국민·신한·하나·우리)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0조3천254억원을 찍었다.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성적표다. 지난해 상반기 9조3천456억원보다 9천798억원 10.5% 증가했다. 이자이익만 21조924억원이다. 4대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967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조1천130억원 늘었다. 신한 2조2천668억원, KB국민 2조1천876억원, 하나 2조851억원, 우리 1조5천573억원 순으로 금고를 채웠다.
은행권의 최대 실적 행진은 ‘연봉 잔치’로 이어졌다. 4대 은행 임직원의 연봉이 삼성전자를 제쳤다는 소식이 들린다. 올 상반기 수령한 평균 급여액은 6천350만원. 지난해 상반기 6천50만원 보다 4.96% 300만원이 더 입금됐다. 하나은행은 6천800만원으로, 다른 3개 은행 6천200만원보다 높았다. 이런 추세라면 4대 은행 직원들의 올해 평균 연봉은 1억2천만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평균임금 4천427만원에 비하면 3배에 육박한다. 급여통장의 괴리는 신분형 임금을 고착화한다.
“손쉬운 주담대 같은 이자놀이 대신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주기 바란다.” 이재명 대통령도 최근 은행권의 ‘이자 장사’를 지적했다. 현행 규정상 은행은 기업대출보다 주담대에 집중하는 것이 남는 장사다. 1분기 평균 위험가중치도 주담대는 18.9%지만, 기업대출은 57.9%에 달한다. 기업은 이익을 내면 칭찬받지만, 은행이 이익을 내면 곱지 않은 시선이다. 성실하게 일하고 있는 은행원들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은행들이 ‘혁신 없는 이자 장사’에만 몰두한다면, 주홍글씨는 지워지지 않을 테다.
/강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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