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가장학금에 가려진 학자금대출 상환의 어려움

2010년대 초 국가장학금 시행 초기엔 엄격한 소득 기준(1~3구간)과 적은 금액으로 인해 청년들은 취업 후 상환 대출(ICL, 이자5.4%)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국가장학금 지원대상이 9구간까지 확대되고, ICL이자가 1.7%까지 낮아지면서 청년들의 학자금대출 규모는 줄었다. 이에 따라 청년들의 학자금문제는 해결된 문제로 여겨지며 사회적 논의에서 밀려나고 있다.
청년들이 국가장학금을 통해 충당한 학자금은 일부이므로 학자금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보긴 어렵다. 특히 주거, 생활비 등을 위한 학자금대출 그리고 국가장학금 확대 이전과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 대출을 보유한 채 사회에 나온 청년들의 학자금상환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ICL보유자는 졸업 후 소득이 충분치 않아도 상환기준소득 이상이면 상환의무가 생긴다. 예컨대 25년도 상환기준소득(1,898만 원)과 대졸자 평균 연봉(3,324만 원)을 기준으로 하면, 매달 23만 원의 의무상환액이 생긴다. 근로소득 이외 소득은 기존 상환액을 차감한 별도의 일시납부 상환액으로 고지된다. 사회초년생에게 한 달 20~30만 원의 상환액, 별도의 일시납부액은 생활비, 주거비 등과 맞물려 생계에 치명적 부담이 된다.
청주시 청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24년 기준 청년의 약 30%가 학자금대출을 보유하고 있으며, 보유자 절반은 500만 원 이상의 대출금을 갖고 있다. 대출자의 연간 소득이 대부분 2,000~4,000만 원 사이임을 고려하면, 한 달 상환액은 최소 8만5천 원~35만 원으로 짐작된다. 한편 2,000만 원이 중위소득 70%에 불과하다는 점은 청년들이 안정적인 생활에 정착하기도 전 상환의무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부담이 커 상환을 유예하려면 막대한 위기(실업, 폐업 등)에 처해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결국, 국가장학금으로 학자금부담을 일부 줄여왔지만, 막상 상환 단계에 들어서면 청년들을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망은 부족한 현실이다.
상환 의무자를 위한 지원으로는 학자금대출 이자 지원 또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조정 제도가 있다. 이 제도들은 대출액 일부를 감면시켜주지만, 막대한 예산투입과 형평성 문제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다음과 같은 근본적인 대안이 요구된다.
첫째, 상환기준소득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가 설정한 기준은 현재 청주 청년들의 생활 여건에 비해 지나치게 낮으므로, 청주 청년 평균 근로소득에 도달할 때까지 상환을 유예하는 '청주형 상환유예 제도'를 검토할 수 있다. 이는 청년이 최소한의 생활기반을 마련한 이후 상환을 시작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가 될 것이다. 또한, 일정 구간의 상환 의무자에게는 상환액 일부를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여 상환 부담을 경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청년의 근로소득, 주거비, 생활비 지출 구조를 정기적으로 조사하여, 국가 상환기준소득의 현실화를 촉구하는 한편 지역 차원의 실효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청주시는 자체적으로 단기 상환유예 프로그램을 마련할 수 있다. 상환유예 제도는 막중한 피해가 있을 때만 적용되고 있어 실제 청년들이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크다. 예컨대 취업 후 처음 발생하는 상환의무에 대해서는 생애 1회에 한해 최대 3개월간 상환을 유예해 주는 방식이다. 이는 중앙정부 제도와는 별도로 청주시가 직접 보장하는 제도로, 짧지만 청년이 숨을 고르고 재정 상황을 정비할 수 있는 기회제공으로 작용할 것이다.
의무 상환자에게 최소한의 안전망을 만들자는 것은 빚을 탕감하자는 것이 아니다. 청년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최소한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는 것이다. 그 이후에는 책임 있는 상환을 통해 사회적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보장하는 것, 그것이 청년을 위한 진정한 배려이자 우리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책무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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