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동 거는 경남 공공배달앱…정부 활성화 정책에 호응
공공배달앱 없는 지역 수혜 어려워
지역화폐 연동해 민관 협력 앱 추진
공공배달앱 없는 지자체 "긍정 검토"
운영 중인 김해·양산 "참여 안 할 듯"

경남도가 광역형 공공배달앱 도입을 다시 추진한다. 지난해 공공배달앱 통합 플랫폼 도입이 사실상 무산됐으나 정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9개월만에 다시 공공배달앱 출범에 시동을 걸었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 경남도는 '경남 광역형 공공배달앱' 운영사 공개 모집을 시작했다. 모집 기간은 22일까지다. 민간 배달앱의 높은 중개수수료로 부담이 큰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광역권 운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13곳이 광역형 공공배달앱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민간 배달앱이 시장 90% 이상을 장악해 공공배달앱 이용객이 크게 늘지 않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유인책 마련과 홍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남도와 운영사업자 민관 협력 방식으로 배달앱을 운영하며, 도내 모든 지역에서 서비스를 할 계획이다. 선정된 운영사는 자체 배달앱 플랫폼 운영, 결제 시스템 구축, 소비자·가맹점 관리 등을 맡는다.
중개수수료는 기존 민간 배달앱 5분의 1 수준인 2% 이하가 될 전망이다. 결제 수단에는 경남도 지역사랑상품권을 탑재하고, 공공배달앱 활성화 소비 쿠폰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마련할 방침이다.
앞서 경남도는 지난해 8월 18개 시군을 아우르는 공공배달앱 통합 플랫폼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가 11월 다른 지자체의 실패 사례와 예산 부담 등을 고려해 돌연 기존의 도내 지자체 공공배달앱 지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간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배달앱의 실패 사례는 많았다. 도내 지자체 중에는 거제시의 '배달올거제'가 2022년 12월 서비스를 종료했고, 창원시 '누비고', 진주시 '배달의 진주'도 지난해 11월 문을 닫았다.
하지만 새 정부가 공공배달앱 활성화에 힘을 싣자 상황이 달라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 650억 원 규모의 예산을 들여 공공배달앱 소비쿠폰을 발행했다. 다만, 경남에서 공공배달앱을 운영 중인 지자체는 김해·양산·밀양·통영·거제 5곳에 불과해, 상당수 소비자는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정부가 지역화폐에 힘을 실은 점도 도입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 1·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1조 원 규모의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편성했고, 지난 4일에는 국가 재정 지원을 의무화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경남도는 지역화폐와 연동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경남도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지자체가 직접 개발·운영했을 때는 적자가 누적되고 민간과 경쟁하기 어려웠다"며 "최근 소규모 민간 운영사가 성장하면서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지 않고 민간 운영사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추진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공공배달앱 활성화 정책을 펼치는데 경남도민은 수혜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며 "정부가 지역화폐 지원 예산을 대규모로 투입하는 만큼, 이를 공공배달앱과 연동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시군 엇갈린 반응 = 공공배달앱을 운영하지 않는 시군은 긍정적인 반응이다.
창원시 지역경제과 관계자는 "경남도가 플랫폼을 만들고 각 시군이 지역화폐를 탑재함으로써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창녕군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도 "소상공인들이 배달 수수료 부담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서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며 "군 자체적으로 하기는 부담이 있었는데, 도에서 추진하니 동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면 공공배달앱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미온적이다.
경남에는 △양산시 '배달양산' △김해시·거제시 '먹깨비' △밀양시·통영시 땡겨요 등 5개 시군이 공공배달앱을 운영 중이다. 특히 양산시 배달양산은 2021년 6월 출시해 누적 매출 248억 8000만 원, 김해시 먹깨비는 2022년 5월 출시해 누적 매출 124억 원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양산시 민생경제과 관계자는 "배달양산이 활성화돼 있어 경남도의 공공배달앱을 병행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냈다. 도내 지자체가 모두 해야 하는 게 아니라면 배달양산만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시 민생경제과 관계자는 "도에서 추진하는 공공배달앱에 참여하겠다는 의견을 내지는 않았다. 예산을 들여서 먹깨비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먹깨비만 운영하는 걸로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경남도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기존 공공배달앱이 있는 지자체는 병행과 독자적 운영에 선택권을 줄 것"이라며 "도에서 공공배달앱 두 곳을 지정할 계획인데, 기존 공공배달앱과 겹치면 자연스럽게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원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