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당 1조원’ 한미 간 불평등 조약에 체코원전 수익성 우려
1기당 9000억 물품·용역계약 ‘부담’
SMR도 수출 전 기술자립 입증해야


이번 합의는 약 26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수주 과정에서 이뤄졌다. 한수원이 WEC를 제치고 이 사업을 따내자 WEC는 해묵은 지재권 문제를 꺼내 들었고, 정부와 한수원은 WEC에 발목 잡힐 것을 우려해 이번 합의를 진행한 것이다.
당장 체코 원전 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리란 우려가 나온다. 한수원은 26조원 중 약 1%에 이르는 2400억원을 로열티로 지급해야 하고, 1조 8000억원의 일감을 WEC에 맡겨야 한다. 한전도 앞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4호기 사업 수주 이후 WEC와의 지재권 분쟁에 비공개 합의를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10%로 기대됐던 이익률은 모든 사업이 마무리된 지난해 현재 0%로 추산된다.
이번 합의에는 현재 개발 중인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수출 때도 WEC의 기술자립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는 조건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한수원이 2028년 완료를 목표로 개발 중인 i-SMR도 WEC의 원천기술이 들어가 있는지를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검증은 미국에 소재한 제3의 기관이 진행키로 했다. 국내 업계는 i-SMR에 대해 철저히 독자 기술 기반으로 개발하는 만큼 독자 수출에 문제가 없으리라 보고 있지만, WEC가 이에 대해서도 문제 삼을 여지는 충분하다.
전문가는 한·미 관계를 고려했을 때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후 K-원전 수출 때마다 실무 협상을 통해 건별로 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K-원전은 한·미 원전 협정에 따라 어차피 미국의 ‘승인’ 없이는 수출할 수 없는 제약이 있다”며 “우리가 100% 기술자립을 했다고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다는 걸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원전 수출을 추진할 때 건건이 실무 협상을 진행해 우리 측 부담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욱 (n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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