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설] 정치공항이 가는 길

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방통심의위 특별위원 2025. 8. 1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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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한순 경일대 특임교수·방통심의위 특별위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너무도 당연한 가덕도신공항을 대구 경북은 왜 반대하나. 의도적인 딴지가 아닌가." 2010년이었다. 경남 밀양과 가덕도를 두고 동남권신공항 입지 신경전이 치열했다. 부산이 가덕도를 민 반면 대구 경북은 밀양을 지지했다. 공항 유치전은 전쟁 그 자체였다. 부산의 여론 주도층은 '가덕도 비판은 무지의 소치'라며 TK를 매도했다. 과연 그런가.

밀양은 뛰어난 접근성과 경제성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산을 절개해야 하는 데다 소음으로 심야 운항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비해 가덕도는 바다를 메워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하고 충돌 위험성이 낮다는 강점이 있었다. 문제는 바다를 메우는 일. 토목 전문가들이 손을 내저었다. 해저 뻘이 깊어 부등침하로 공항이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었다. 거기다가 강한 바람, 파도와 싸워야 하는 난공사다. 프랑스 전문 연구기관이 불가 판정을 내렸다. 중대재해처벌법도 기다린다. 비용 급등이 뻔하다. 게다가 철새들이 현해탄을 건너는 길목이어서 '버드 스트라이크'에 따른 대형 항공참사가 우려됐다. 무안공항 참사 때 이 부분이 집중 조명됐다. 가덕도 불가 사유가 33 가지나 됐다.

당시 부산 시내에 플래카드 수천 장이 내걸렸다. '살길은 가덕도뿐'이란 구호였다. '토목공사가 죽어 가는 부산경제를 살려 낼 것'이란 기대였다. 15년이 흘렀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때지만 시작도 못했다. 컨소시엄 최대 주주 현대건설과 3대 주주 포스코이앤씨가 참여를 포기했다. 첫 단추마저 꿰지 못했다. 기재부는 올 예산을 절반이나 깎았다. 외해 공항의 리스크를 누가 담보해 줄 것인가. TK가 무지해서 밀양을 민 것이 아니었다. 이 상황을 미리 내다보았기 때문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좌불안석이다. 건설사를 압박하고 있다. 국제 허브 공항은 치열한 객관화 작업 위에 세워져야 한다. 흥정이나 압박 대상이 아니다. 정치공항은 필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