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김치칸… ‘金추’에 외식업 밑반찬 인심 비상

치솟는 배춧값은 시장 가격표만 바꾼 것이 아니라 동네 반찬가게와 식당들의 밑반찬까지 흔들고 있다. 열무김치와 파김치가 배추김치 자리를 대신했고, 원하는 만큼 가져다 먹을 수 있던 밑반찬은 눈칫껏 추가 해야 했다.
19일 오전 수원시의 한 반찬가게. 조림류, 젓갈류 등이 빼곡한 진열대와 달리 김치 진열대는 텅 비어있었다. 매대에 붙은 가격표는 가격이나 용량이 덧칠해져 있었다. 이곳 매장 주인 A씨는 김치를 찾는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600g에 6천원이던 배추김치와 얼갈이 겉절이는 500g으로 줄었고, 오이소박이는 5천원에서 6천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그마저도 지금은 남아있는 김치는 열무김치와 파김치 뿐이었다. A씨는 “원재료 값이 전부 올라서 두 달 전에 가격을 한 번 올렸는데 그마저도 지금은 더 비싸져서 당분간 판매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가격이 오르자 인심도 팍팍해졌다. 직접 담근 김치로 손님들에게 인기를 끌던 용인의 한 칼국수 식당도 최근 ‘반찬은 셀프’ 안내문을 지웠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기본 반찬 외에 추가 반찬은 자유롭게 가져다 먹을 수 있었지만, 잔반이 많이 발생하면서 현재는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식당 주인 B씨는 “반찬으로 나가는 비용은 점점 오르는데 음식 가격을 올리기엔 손님들 부담이 있어 부득이하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도 반찬가게와 식당들의 물가 체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품목별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2020=100)으로 김치 가격 지수는 지난해 7월 119.38에서 지난달 127.66으로 1년만에 6.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밑반찬 가격지수도 112.27에서 117.94로 5% 상승하며 오름세를 이어갔다.
특히 지난해 가을부터 올해 6월까지 김치 가격지수는 130대를 넘기며 고점을 찍었고 가정과 식당 모두 김치 소비에 부담을 느껴야 했다. 밑반찬 가격은 비교적 안정적인 상승률을 보였지만 지난 4월 이후로 내림폭 없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소비자 물가 부담을 더하고 있다.
외식업계는 기후 변화와 공급 불안정에 따른 원재료비 상승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근본적 식자재 가격 안정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손무호 한국외식업중앙회 상생협력총괄단장은 “식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상승 등 자영업자들은 매번 같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이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스마트팜 지원 등으로 식자재 물가를 잡거나 외식비 소득공제 같은 정부 차원에서의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zon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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