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와 갈등 끝 시민구단 창단 나선 춘천, 정말 최선일까…‘루즈루즈’ 게임 우려만 커진다

강원FC와 춘천시의 갈등이 춘천시장의 독자 시민구단 창단 계획 발표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육동한 춘천시장이 강원FC와 결별하고 춘천 연고 프로구단을 만들어 K리그2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지만, 현실적 한계가 적지 않아 과연 이것이 최선의 선택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육 시장은 현재 K리그3 소속인 춘천시민축구단을 법인으로 만들어 3년 내 K리그2 진출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강원FC에 지원하던 재원을 시민구단에 투자하겠다는 방침도 함께 발표했다. 이는 사실상 강원FC와의 결별 선언이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개최지 협의에서 시작해 2026시즌 홈경기 개최지 공모에서 결정적으로 폭발했다. 강원FC가 춘천시와 강릉시에 지원금 경쟁 방식을 제시하자 춘천시가 도민구단 취지에 어긋난다며 공모 참가를 포기했고, 2026시즌 홈경기는 강릉 단독 개최로 확정됐다.
하지만 춘천시의 독자 시민구단 창단 계획은 현실적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문제는 막대한 비용이다. 춘천시민축구단의 K리그2 승격을 위해서는 연간 최소 5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정된다. 현재 협동조합 형태인 구단을 법인화하고 선수 영입과 시설 개선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데, 이를 모두 시비로 충당할 경우 시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관중 동원 능력도 우려 요소다. 올해 K리그2 전체 평균 관중 수는 4291명이다. 인구 약 29만명인 춘천이 이 수준의 관중을 지속해서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현재 K리그1 강원FC의 평균 관중 수가 6914명에 그치는 상황에서, 이 팬덤을 나눠 가져가야 하는 형편이다. 지난해 K리그2에서 평균 관중이 가장 적었던 안산은 1786명이었는데, 안산은 인구가 61만명으로 춘천의 2배가 넘는다.
시도민 구단의 태생적 한계도 우려 요소로 지적된다. 지자체장이 교체되거나 정책 방향이 달라질 때 구단 지원 환경이 급변할 수 있고, 육동한 시장의 재선 여부에 따라 구단 지원 정책의 지속성도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강원FC 입장에서도 이번 갈등은 적잖은 타격이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연간 약 12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은 강원FC는 이번 논란으로 도민구단의 명분이 사라지면 도의회가 예산을 삭감할 수 있다는 우려에 직면했다. 올해 말 계약이 끝나는 춘천 사무국은 최악의 경우 강릉으로 모두 옮겨야 할 수도 있다.
강원FC 팬들은 춘천시 행동에 이해를 표하면서도 강릉까지 가야 하는 불편함을 토로하고 있다. 일부는 차라리 수도권 원정경기를 보러 가겠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춘천시민축구단 지지 의사를 밝히는 팬들도 있어 강원 지역 축구 팬덤이 양분되고 있다.
이번 갈등이 양쪽 모두에게 손해가 되는 루즈루즈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춘천시는 현실성 부족한 계획으로 시 재정만 낭비할 가능성이 있고, 강원FC는 도민구단으로서의 정체성과 지원 기반을 잃을 위험에 처했다는 것이다. 특히 강원도 전체 축구 생태계가 분열될 경우 지역 축구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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