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4년, 잿더미 된 인프라…"지을 게 산더미" 재건주 들썩

[오늘의 포인트]

오늘이엔엠 주가 추이/그래픽=김지영

국내증시가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가 대거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미국 중재로 개전 이후 첫 정상회담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19일 거래소에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주에 묶인 오늘이엔엠은 전 거래일 대비 192원(13.25%) 오른 1641원에 거래를 마쳤다. TYM(9.73%), 에스와이스틸텍(5.25%), 수산세보틱스(5.21%), 이노인스트루먼트(3.23%), 다스코(2.31%), 대동금속(1.83%), HD현대건설기계(1.21%), HD현대인프라코어(1.11%) 등도 상승 마감했다.

최근 국내증시는 미국 기준금리와 반도체 관세 불확실성, 국내 세제 개편안 논란 등 대내외 변수 속에서 한 달 가까이 박스권에 갇혔다. 이날 역시 특정 산업군이 아닌 개별 기업 이슈에 따라 주가가 등락을 보였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며 재건 관련주에 투심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18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회담할 수 있도록 장소를 추후 확정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시작했다"며 "회담 이후에는 두 정상과 자신이 함께하는 3자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같은 날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몇주 안에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은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정상회담 추진 의사를 드러내며 시장 기대감은 한층 더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유세 과정에서 자신이 취임하면 24시간 안에 전쟁을 종식할 수 있다며 종전 의지를 피력해온 만큼 실제 성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블록체인 기반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가 2025년 종전할 확률은 8월초 20% 수준에서 최근 39%까지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실제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부각됐던 국보는 거래정지가 됐다"며 "국내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건설업종에서는 POSCO홀딩스, 현대건설, 현대엘리베이터를 철도와 원전에서는 현대로템과 두산에너빌리티를 제시했다. 농기계와 변압기는 대동, LS ELECTRIC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고 건설기계 업종에서는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를 제시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정보팀은 "러시아군이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를 점령했고 공습으로 우크라이나 수력, 화력, 발전소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며 "러시아 공격으로 주요 항만, 철도, 도로 등이 파괴돼 수출 기반이 약화했고 주택도 재건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POSCO홀딩스는 2023년 10월 방한한 우크라이나 의원단과 재건 협력 논의를 했고 현대건설과 현대엘리베이터는 각각 우크라이나 에너지부 및 폴란드 건설사와 재건 관련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 대동은 올해 1월 업계 최초로 우크라이나에 트랙터를 수출했고 HD현대건설기계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굴착기와 건설장비를 수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키이우=AP/뉴시스] 4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구조대원들이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손된 아파트 잔해를 정리하고 있다. 러시아가 3일 밤부터 4일 새벽 사이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드론과 미사일로 키이우를 공습해 23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07.04. /사진=민경찬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