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어떻게 불펜 최강이 됐나···2군에서 빚어진 영건들이 마지막 조각 채웠다

심진용 기자 2025. 8. 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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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박시후. SSG 랜더스 제공



올해 KBO 최강 불펜은 단연 SSG다. SSG 불펜은 18일까지 리그 최다인 451.1이닝을 던졌다. 그런데 평균자책은 3.27로 가장 낮다. 그 다음인 한화(3.68), LG(3.94)와 비교해도 차이가 꽤 크다. SSG가 5강 싸움을 이어가는 가장 큰 원동력은 불펜의 힘이다.

몇몇 필승조 선수에게 부담이 집중됐다면 이런 성과는 없었을지 모른다. 2군에서 올라온 새 얼굴들이 짐을 나눠서 지고 있다. SSG 불펜이 시즌 110경기를 넘긴 현시점까지도 힘을 잃지 않고 있는 이유다.

좌완 박시후(24)가 48이닝 동안 평균자책 3.56에 5승 2패 3홀드를 기록 중이다. 우완 전영준(23)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3이닝 평균자책 3.56으로 힘을 보탰다. 이들이 제 역할을 해준 덕에 마무리 조병현을 비롯해 노경은, 이로운, 김민 등 필승조들이 이기는 경기에 최대한 집중할 수 있었다. 올 시즌 SSG가 여러 차례 ‘불펜 데이’를 치르면서도 상대와 팽팽한 대결을 벌일 수 있었던 것 역시 박시후, 전영준 등이 선발 다음으로 올라와 긴 이닝을 버텨준 덕이 크다.

박시후도 전영준도 이번 시즌 1군에서 처음부터 활약하지는 못했다. 박시후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지만, 1경기도 나가지 못하고 4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4월 17일에야 1군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전영준은 개막 두 달만인 5월 20일 대체 선발로 올해 1군 첫 경기를 치렀다.

2군에서 치밀한 숙성의 과정을 거쳤다. 류택현 2군 투수 코치의 지도 아래, 약점을 강화하기보다 강점을 극대화하는 편을 택했다. 박시후는 슬라이더가 강점인 투수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 피치 피처’다. 2군에서 머무는 동안 구종 추가도 고민했지만, 슬라이더를 더 갈고 닦는 게 나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시후는 통화에서 “류택현 (2군) 투수코치님이 ‘계속 뭘 바꾸려고 하지 말고 갖고 있는 것에 더 집중하면 좋겠다’고 조언하셨다”고 말했다. 류 코치는 박시후의 슬라이더에 대해 “다른 선수들이 던지는 종슬라이더와는 느낌이 좀 다른 공이다. 떨어진다기보다 가라앉는다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SSG 전영준. SSG 랜더스 제공



190㎝ 장신인 전영준은 릴리스 포인트를 끌어 올리는 데 공을 들였다. 류 코치는 “봄 캠프 때만 해도 릴리스 높이가 160~165㎝로 상당히 낮았다. 그걸 높이는 데 최우선으로 신경을 썼다. 180㎝ 정도까지 릴리스 포인트가 올라가면서 피칭 터널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전영준의 주무기는 포크볼이지만, 큰 위력을 내지 못했다. 너무 앞에서부터 떨어지다 보니 타자들이 자신 있게 골라냈다. 그러나 타점이 올라가면서 포크볼이 살아났다. 직구처럼 들어가다가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떨어지는 공이 됐다. 전영준은 “그동안 왼쪽 어깨가 너무 빨리 떨어지면서 타점이 낮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최대한 상체를 고정하면서 릴리스 포인트를 올리고 최대한 일정하게 던지는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시후와 전영준 모두 올 시즌을 앞두고 어떻게든 1군에서 버티는 걸 목표로 삼았다. 아직 30경기 이상 남았지만, 둘 다 1차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뤄냈다. 남은 시즌 꾸준하게 지금 같은 활약을 이어가는 게 과제다. 전영준은 “1군 처음 올라왔을 때는 좀 많이 힘들기도 했다. 경기 수도 많고, 계속 이동을 해야 하니 일정이 많이 빠듯했다. 하지만 경헌호 (1군) 투수코치님이나 다른 선배님들한테 꾸준히 조언 들으면서 지금은 많이 적응을 했다”고 말했다.

리그에서 가장 강한 SSG 불펜에서 한 몫씩 하고 있다는 건 이들에게 자부심이고 또 다른 동기부여다. 박시후는 “불펜 1위를 하는 팀에 내가 있다고 하는 생각을 종종 한다.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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